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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간과 바람 Times and Winds, Bes Vakit 2006
    Cinema/Europe 2007. 7. 7.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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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상이 아닌 관조를 필요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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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DB
    Rotten Tomatoes에서의 평가는?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감독: Reha Erdem


    그러고 보니 터키영화를 거의 접한 적이 없는 것 같다. '우작'이 훌륭한 작품이란 소리는 들었지만 선뜻 손을 대지 못하고 있던 내가 처음 본 영화는 "Ice Cream, I Scream"이란 영화였는데 코드가 너무 맞지 않아서인지 보았다는 짧은 메모만 했었었다. 그러니  이 작품이  처음으로 이해를 시도하는 터키영화인 셈이다.  그런데 영화를 다 보고 이 글을 적고 있던 조금 전까지도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의 꼬불꼬불한 언덕길을 꼬마가 뛰어다니는  이미지를 떠올리고 있어서인지,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이 터키출신이라는 착각까지 하고 있었다. ^^;;. 부언하자면 키아로스타미는 이란출신이다.

     나는 왜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를 떠올렸을까? 막상 생각해보니 떠올릴만한 이유가 전혀 없는 것이다. 심부름을 하며 뛰어다니는 애들의 모습, 이슬람 문화권이라는 동일성, 왠지 오래전의 시골을 떠올리게 하는 친근한 이미지가 유사하다는 것일까? 가만히 생각해보면 두 영화는 배경이 시골이라는 것과 아름다운 화면을 지녔다는 것외에는 공통점이 거의 없다.
    아마도 '내친구집'에서의 아이들이 성장한다면 이런 모습이 될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단편적 상상이 확대되었으리라 .

     시간과 바람은 엄밀히 말해서 재미있는 영화는 아니다.  서로를 도우면서 살아가는 정이 가득해 보이는 곳인데도, 아이들은 너무나 슬프기만 하다. 이들은 어른과 소통치 못하고 부모를 증오하기까지 한다.  보는 내내 이 아이들을  무엇이 이렇게 슬프게 만들까? 궁금해 했었지만 단지 미심쩍은 추측만이 가능했을 뿐이다. 또  그것이 그리 중요치도 않은 듯 하다. '시간과 바람'은 다양한 인물들 속에 개연성 있어보이는 진행을 하고 있음에도, 내러티브 중심적이지는 않다. 이 영화를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방법은 캐릭터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화면을 차분히 관조하면서 장면장면의 미적인 구도와 터키 시골마을의 모습을 즐기는 수 밖에 없다고 느껴진다. 각  장면들을 사진을 단순히 봐 넘기는게 아니라, 찬찬히 감상하듯이 보는게 그나마 졸지않고 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일 것이다.

    오메르, 야쿠프, 일디아 세명의 소년 소녀들은 초등학교에 다니는 평범한 소년소녀인데 , 최근 자신의 처지에 그리 만족치 못하고 있다.  마을의 이맘(지도자. 마을촌장 쯤 될려나)  알리의 큰 아들 오메르는 아버지를 증오하고 죽이고 싶어한다. 야쿠프는 아버지와 결혼한 어머니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며 학교선생님을 깊이 짝사랑하고 있다.  일디아는 아빠에겐 큰 사랑을 받지만 갓태어난 동생을 돌봐야 하고 깐깐한 엄마와는 친해지지를 않는다.

     시간의 흐름은 느끼기에  장면의 전환이 느린 이상으로 천천히 흘러가는듯 하다. 오메르는 동생만을 귀여워하는 가족들, 특히 아버지를 죽이려고 유치한 시도를 계속한다. 야쿠프 또한 선생님을 훔쳐보는 아버지의 모습에 분노를 느끼고,  실수로 동생을 떨어뜨린 일디아 또한 힘든 것은 마찬가지. 각 상황에서 죽은 듯이 풀밭에 누워있는 아이들의 각각의 모습과 바위산에 나란히  누워 있는 장면은 그들이 느끼는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흘러가지 않는 시간에 대한 암시일런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세월은 흘러간다. 마을의 연장자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야쿠프의 동생이 태어난다. 어느덧 아이들 자신이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해와 달이 지고 뜨고를 반복하면서 세월이 흘러가듯, 바람이 한 곳에 머물지 않듯이. 조용하고 정적이기만 한 이 마을에서도 아이들은 커가는 것이다. 모든 이들의 시간과 인생은 바람이 불고 지는 것 처럼 끊임없이 흘러간다. 각 챕터를 나누는 시간들 처럼 이들은 남들과 같은 시간에서 자신만의 바람을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아이들이 보는 관점에서 느리기만 한 시간의 흐름은 죽음과 탄생을 비롯한 인생사를 겪으며 자신도 모르게 흘러가고 있다.   아이들의 시각에서 바라본 사회, 아버지의 모습 등 인생사를 아름다운 화면 속에 지루할 정도로 느리게 또 있는그대로 담아내고 있다.

    어른들이 바라보는 아이들의 성장은 빠르지만, 아이들이 바라보는 모든 것들은 정체되어 있으며 늘 그런 하루의 연속일 뿐이지만 자신도 모르게 이미 흘러가고 있는 시간을 잘 묘사한 것 같다. 좋은 영화긴 하지만 감상하기에 그리 만만하지는 않다. 가끔은 이런 영화들에 한 번 도전해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이 영화 분명히 지루함을 밝힌다. 그러니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방법들은 각자 찾아야 할 것이다. 영화의 서사적 구조에 있어서의 여백부분을 상상해나가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 생각이 정리가 잘 되지를 않아서 이 정도로 마친다.

    아래는 스샷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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