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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래도 나는 하지 않았다 それでも ボクは やってない Even so I didn’t do it 2006
    Cinema/Japan 2008. 2. 25.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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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それでも ボクは やってない
    (Soredemo boku wa yattenai)
    사용자 삽입 이미지
    Director 周防正行(수오 마사유키)
    Cast 카세 료(테페이), 야쿠쇼 코지(마사요시 변호사)
    Shall We Dance는 아마도 내가 가장 처음 인상적으로 재미있게 보았던 일본 영화일 것이다. 그 영화에서 야쿠쇼 코지를 기억하고 아직도 일본 영화에서 가장 재미있는 캐릭터로 아오키 역의 다케나카 나오토를 떠 올린다. 그 Shall We Dance의 감독 수오 마사유키가 10년이 지나 들고 온 가볍지만 묵직한 주제의 2006년 법정드라마. 그 유머를 떠올리며 본다면 아마 실망할는지도 모르겠지만 지하철의 치한이라는 소재를 통하여 일본 사법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으면서 동시에 인간의 어쩔 수 없는 불완전한 속성을 다루고 있다. 죄를 다루고 판단하면서 절대적으로 객관적일 수 없는 인간이 또 다른 인간을 치죄하는 것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리고 어느새 국가권력과 개인의 대립으로 인식되는 형사사건의 일면을 엿볼 수 있기도 하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미국의 배심원 제도를 보면서도 마찬가지로 인간의 불합리함과 부조리함을 느꼈지만 판사가 죄를 판단하고 형량을 결정하는 일본이나 우리의 사법제도는 오류에 빠질 수 밖에 없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더구나 사법권이 권력의 일부분으로 인식되면서 그 그늘에 있는 것이 사실인 형편에야 말이다.

       영화의 내용으로 돌아가서, 이십 대 중반의 테페이(카세 료)는 면접을 보기 위해 만원지하철에 타던 중 옷자락이 문틈에 끼어 빼어 내려 하다 앞에 서 있던 여중생에게 치한으로 몰리어 체포 당한다. 그는 자신은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아무도 그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는다. 소녀의 느낌과 말만을 믿고, 당황하고 있는 사이 그는 어느새 유치장에 수감되어 있는 상태가 되고 만다. 유죄를 인정하면 벌금과 함께 석방이고, 무죄를 주장하면 구류와 함께 승산 없는 지루한 소송절차가 기다리고 있다며 유죄를 인정하라는 담당형사와 국석변호사. 하지만 그래도 테페이는 인정할 수 없다. 왜냐하면 하지 않았기 때문에. 치한에 대한 사회의 인식은 피해자와 가해자에 있어서 일방적일 수 밖에 없다. 일종의 파렴치범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약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면? 일방적이고 객관적이지 않은 절차로 무죄가 유죄로 둔갑할 수도 있는 것이다. 웃기지 않는가? 무죄를 주장하면 몇 개월에 걸친 구류와 엄청난 금액의 보석금을 통하여 풀려날 수 있으며, 게다가 소송에서는 99%이상의 패배가 예정되어 있는 결말. 피해자의 말과 불확실한 조사와 정황증거만으로 유죄를 만들어 내는 시스템. 그러나 유죄를 인정하면 소액의 벌금과 함께 금방 풀려나는 황당한 시스템? 과연 누구를 위한 제도일까라는 의문과 분노를 가질 수 밖에 없게 한다.

       황당하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변호사를 선임하고, 어머니와 친구의 도움으로 일 년여에 걸친 재판을 하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는다. 무죄선고가 마치 국가 권력의 패배라는 듯, 유죄를 만들어가는 제도 속에서 주인공은 재판이 진실을 드러내고 밝히는 것이 아님을 깨닫는다. 재판은 단지 인간이 인간을 나름대로 추정하고 판단하는 행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또 항소를 한다. 그래도 그는 하지 않았기 때문에.

       치한행위는 절대 있어서는 안될 범죄이긴 하지만 영화와 같은 경우라면 도대체 남자들은 어떻게 살란 말인가?라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누가 앙심을 품고 타인에게 사주해서 범죄를 조작한다면 무조건 성공 아닌가? 성공이 아니라 하더라도 최소한 체포는 당할 테니 말이다. 쩝. 지하철에서 남의 엉덩이나 만지는 행위가 뭐가 좋은지는 도저히 알 수가 없지만, 이러한 범죄의 경우 양면의 칼을 가지고 있어서 함부로 언급하기에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극 중 소녀도 분명 피해자이기 때문이다. 공평하지 못한 제도를 또한 일방적인 시각에서 진행하고 있는 영화이긴 하지만, 인간이 인간을 치죄한다는 부분과 국가권력이 존재하는 근원적인 이유를 생각하면서 제도의 문제점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수오 마사유키의 오랜만의 작품.

       일본 지하철에 탈 때는 손은 하늘로 가방은 앞으로 메고 다녀야 하는 걸까?

       주인공인 카세 료를 기억하는 것은 스크랩 헤븐 (スクラップ·ヘブン: Scrap Heaven, 2005) 이라는 작품 때문인데, 그 외에도 많은 작품에서 접한 것 같지만 이 작품에서의 연기가 인상적이라 그를 기억할 수 있는 두 번째 작품이 될 듯. 간단한 내용이지만 세밀하고 섬세하게 그려내는 사회비판 법정드라마. 인간을 위한 제도에 인간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에 대한 비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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