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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장선생 Dr. Akagi 1998
    Cinema/Japan 2008. 2. 22.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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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カンゾー先生, Kanzō- sens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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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irector 이마무라 쇼헤이
    Cast 에모토 아키라(간장선생), 아소 쿠미코(소노코)
      간장선생이란 제목에 먹는 간장을 떠올리며 뭔가 훈훈한 느낌이 아닐까를 기대했었지만 역시나 이마무라 쇼헤이의 간장선생은 전쟁의 비극을 다루고 있는 반전코미디. 이전에 접했었던 인류학입문, 나라야마 부시코 楢山節考, 복수는 나의 것 (復讐するは我にあり), 우나기 うなぎ에서 느낄 수 있는 인간속성에의 탐구와 사회비판적인 시각의 연장선상에서 볼 수 있지만 보다 여유롭다. 그러나 관조라는 어떤 달관한 경지라기 보다는 조금은 힘이 빠진 허탈한 모습이 살짝 아쉽기도 한 영화.

       인류학 입문에서 표류하는 수상가옥의 엔딩신이 인상적이었다면 간장선생에서는 고래를 쫓다 먼 바다에서 바라보는 히로시마 원폭의 광경에서 인간의 가장 잔악한 속성의 발현인 전쟁의 비판이고 죽은 영혼들의 울부짖음임을 단정하기에 또한 인상적이다. 원폭구름을 비대한 간의 모습으로 형상화한 것은 추악한 인간의 이기심에 대한 징벌이라고 여긴다면, 마찬가지로 간염을 발생시킨 원인 또한 인간의 근시안적인 모습과 이기에 물들어 파멸을 인식하지 못하는 사회구조 그리고 전쟁이 아닐까? 그리고 이러한 재앙을 극복할 수 있는 것은 사랑이고 희망이라는 것을 암시하며 아카기와 소노코는 꼭 끌어안는 것이다. 소노코의 벗겨진 바지가 마치 고래의 돛인 것처럼 보이는 것은 가식을 벗어 던지고 보다 먼 곳을 바라보라는 그의 진언이 아닐까 싶다.

       개인적으론 이마무라 쇼헤이의 작품 중(지금까지 몇 편 보지는 못했지만)에서는 가장 덜 만족스러운 작품이지만 그의 다른 작품과 비교해서 그렇다는 것일 뿐 여전히 탁월한 사회인식의 감각과 비판을 블랙유머로 은유한다. 진단하는 모든 병을 간염으로 진단한다 해서 간장선생으로 불려지는 노의사 아카기는 존경과 비웃음을 동시에 사는 인물이다. 항상 환자에게 최선을 다해 뛰어다니는 그의 모습을 이 마을에서는 항상 볼 수 있다. 이차대전의 막바지에 이른 일본의 어느 어촌에서 그는 오늘도 간염을 진단하며 뛰어다닌다. 그러나 사실은 그가 돌팔이라서가 아니라, 전쟁으로 인한, 궁핍한 상황에서 간염이 전염되기에 벌어지는 비극. 몸을 팔던 창녀 소노코가 아카기의 일을 도우면서 인간으로서의 모습을 인식해 나가며 사랑을 깨달아 가는 과정과 간염을 치료하기 위한 아카기의 노력은 전시라는 힘든 상황 속에서도 계속되지만, 전쟁이라는 악마는 그들을 인정하지 않는다. 모든 것을 잃고 처음부터 시작해야만 하는 그들이 보게 되는 것이 원폭구름이며 인간의 가식과 이기를 벗어 버리라는 상징성을 가진 소노코의 비지를 매달고 멀리 사라지는 고래의 뒷모습이라 여긴다. 자칫 유치한 코미디로 보일 수도 있을 영화에서 절망과 비판만이 아닌 희망의 단초를 제시하고 있기에 여전히 그는 내게 있어 최고의 감독 중 한 사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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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railer: Ope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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