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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밑바닥 どん底 Donzoko / The Lower Depths (1957)
    Cinema/Japan 2007. 10. 29.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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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다시 보게 된 아키라의 영화. 그의 영화에서 코미디나 유머가 낯선 것은 아니지만 밑바닥에서의 비참한 가운데에서도 극도로 낙천적이고 희화화된 인물들을 받아들이는 것은 쉽지 않다. 열악한 화질의 흑백화면에 투사되는 말 그대로의 빈민굴의 어느 여인숙, 그 속에 살아가는 다양한 군상들. 도둑, 거지, 창녀, 땜질쟁이, 사기꾼, 집주인이 아웅다웅 티격태격하고 있는 빈민굴의 여인숙에 찾아든 늙은 순례자.

      이 사람 좋아보이는 노인의 등장으로 빈민굴은 묘한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죽어가는 이에게는 사후의 안식을 속삭여 주고, 술중독자에게주독에서 빠져나올 희망을 심어주고, 사랑의 충고를 하고 새로운 길을 제시하는 등... 너무나 듣기 좋은 말을 해 주지만 .. 그로 인해 잠재되어 있던 이곳 빈민골의 상처는 오히려 곪아터져 버리게 된다.
    どん底 Donzoko
    사용자 삽입 이미지
    Director
      구로사와 아키라
    Cast
      Sutekuchi -- 미후네 토시로
      Osugi -- 야마다 이스즈
      Kahei -- 히다리 보쿠젠
      Okayo -- 카와가 교코
      Rokubei -- 나카무라 간지로
      이 영화의 특색은 완벽하게 균형잡힌 화면의 구도라고 하는데 아쉽게도 나는 그것을 느끼지는 못했다. 밑바닥(Donzoko)은 Maxim Gorky막심 고리키wiki 영문의 동명연극 The Lower Depth[각주:1]에 기초한 영화라고 한다. 이 희곡의 영화화는 장 르노아르가 1937년에 동명의 제목으로 이루어졌으며, 1957년에 돈조코라는 제목으로 구로자와 영화의 단골배우들이 대거 출연하여 만들어졌는데 구로자와 최고의 앙상블 영화라고 간주되고 있다. 구로자와의 영화는 르노아르의 작품과 달리 고리키의 원작에 충실하게 따르고 있으며 보다 암울하게 만들어져 르노아르의 해피엔딩과는 전혀 다르다고 한다. 거기에 더하여 아키라는 영화에서 절망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밑바닥 인생속의 유머를 전반적으로 흐르게 함으로써 어떤 작은 희망까지 내포하고 있다고 한다.

      영화를 보고서 제대로 느끼지 못한 아쉬움에 정보의 검색 이후에야 어떤 감상을 적는다는 것이 부끄럽긴 하지만 배경지식 없이 이 영화를 단박에 이해한다는 것은 내게는 여전히 무리인듯 하다.

      영화의 초반부는 너무 지루했다. 주요인물들이 등장하고 사건이 전개되기까지는 열악한 화질과 암울한 환경 속의 캐릭터들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순례자 처럼 보이는 카헤이가 여인숙에 등장을 하고 스테키치(미후네 토시로)를 비롯한 약간은 낯익은 인물들이 등장을 하면서 조금씩 영화에 빠져들게 되었다.

     희망이라곤 눈곱만큼도 보이지 않는 암울함 속에서 다가오는 한줄기 따스함과 어떤 구원의 지푸라기는, 암울함 속에도 나름대로 낙천적이었던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은 들뜨게 한다. 나락에 가까운 밑바닥에서도 은밀하게 존재하던 욕망과 이기들이, 달짝지근한 거짓이라는 미망을 통하여 실체를 드러내고 미약하나마 그것은 구체화 되기 시작한다. 모두는 그것을 구원의 가능성이라 믿고 싶지만.... 드러나는 진실은 해체와 파멸 그리고 여전히 허름한 바닥에 앉아 읊조릴 수 밖에 없는 현실 뿐이다. 마지막에 희망을 거세당한 배우가 택하는 죽음에 흥을 깨버린 바보라고 욕하며 자조적 한숨을 내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다양한 인물이 등장하여 앙상블을 이루며 누구에게 크게 치우치지 않는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여기에는 카헤이라는 의문의 인물을 제외한다면 모두가 더 없이 불행하다. 하지만 미약한 희망섞인 그들 삶의 실제는 희망과 안정이라는 거짓을 통하여 더한 불행을 초래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듯 하다. 원작 자체가 사회주의적 현실주의에 기초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도대체 이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가 난감할 수 밖에 없었다.

      고리키의 작품을 보지 않았지만, 그 주제를 현실의 투사를 통한 역설을 통하여 여떤 진실의 계몽이라고 가정한다면. 아키라의 영화도 그렇게 볼수 있는가 하는 것인데, 짧은 생각으로는 그렇게 여겨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비참한 현실, 달콤한 거짓의 대결, 마치 악마가 약자를 유혹하듯이, 늑대가 어린 양을 쉽게 잡듯이 카헤이의 사람좋은 얼굴은 죽음과 파멸에의 유혹이며 또 거기에 스스로를 인정하지 못하는 못난이들의 현실부정과 현실포기가 더해지면서 결과는 이미 정해져 있는 것이다. 현실을 어떻게 제대로 인식하는가? 어떤 선택을 할것인가의 대한 질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비참한 현실을 제시하고 나아지지 않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그 속에 흐르는 낙천적 유머는 그 질문에 대한 답으로 "바보"를 택하고 있다.

    여전히 모호하고 애매하지만 아키라의 거미의 성 蜘蛛巢城: Throne Of Blood, 1957 에서의 욕망에 물들어가는 인물들의 변화와 밑바닥에서 허우적거리는 빈민굴 사람들에게서 카르페 디엠이란 말이 생뚱맞게 떠오른다. 단순히 즐기는 것이 아니라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하면서 뭔가를 추구하자라는 건가라는 엉뚱한 결론이 나버린다. 거짓은 달콤하다. 현실은 쓰디 쓰다. 그래서 진실과 가식의 일면만으로 존재할 수는 없겠지만 스스로를 어떻게 인식하고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의 문제는 분명히 달지 않고 쓴 맛을 띠고 있다는 건가.. 쓰다 보니 글만 길어지고 논지가 무엇인지를 모르게 되었지만 영화를 본 후의 내 느낌은 이런 것이었음을 남겨 본다.

    Reference
    • Donzokoimdb
    • The Lower Depth(1957 film) wikipedia
      • Japanese Proto-Beat-Boxing in The Lower Depths (1957)
        극 중 기억에 남는 콘 콘 콘 치쿠쇼 를 노래하는 장면인데 일본 전통 축제 중의 연주를 패로디한 것으로 칙쇼는 알다시피 빌어먹을, 제길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

    1. 1901년 겨울부터 1902년 봄에 걸쳐 쓰여진 막심고리키의  유명한 희곡. 볼가의 빈민여인숙에 살고 있는 러시아 하층민들의 삶을 그리고 있다. 부제는 "Scene from Russian Life, 러시아인 삶의 장" 이다. 1902년 12월 18일  모스크바 예술극장에서초연되었다고 한다. 이 작품은  러시아 사회주의 리얼리즘을 각인시키는 고리키의 첫번째 성공작이다. 밑바닥은 초연 당시 그 비관적인 염세주의와 다양하게 해석될수 있는 모호한 도덕적 메시지로 인하여 비난받았다고 한다. 하층민의 과도할 정도의 어두운 묘사와 구제불능을 표현함으로써 고리키는 형식적인 전개를 벗어나 기억할만한 캐릭터를 구축하고 있다. 어쨌던 이러한 면에 비추어 이 작품은 명작으로 간주되고 있다. 극의 주제는 시작부터 끝까지 가혹한 진실과 달콤한 거짓을 대비시키며  극 중 인물들의 대부분은 자신들의 비참한 현실에서 스스로를 속이는 것을 선택하는 행위로 점철되어 있다고 한다 The Lower Depthwikipedia참조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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