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나의 짧은 지식으로는 모세가 유대인들을 이끌고 이집트의 압제를 벗어나 약속의 땅으로 탈출하는 이야기정도로 알고 있을 뿐이다. "
별 관심도 없는 성경의 내용을 옮긴 이유는 제목이 출애굽기라는 이유도 있지만 그 핵심사상과 어떤 연관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이다. 각주에 약술한 내용처럼 구속과 구원이라는 키워드가 이 영화가 말하려고 하는 바와 어느정도 관계가 있다고 여겨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리 거창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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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dus 出埃及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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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mond Pang 彭浩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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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t |
임달화 任达华 짐
Annie Liu 刘心悠 앤
장가휘 张家辉 콴
Irene Wan 温碧霞 판
Maggie Siu 邵美琪 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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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으로 봐서 전혀 홍콩영화 답지 않긴 하지만 또한 제목처럼 기독교적인 영화도 아니다. 단지 엑소더스라는 말에서 느껴지는 탈출, 구원, 약속, 구속등의 의미를 빌려 온 것에 그친다고 할 수 있지만, 생뚱맞은 제목의 의미를 일단은 알고 가는 것이 영화의 이해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말이 길어지는 듯.
영화는 오리발과 수경을 쓴 남자들이 엘리자베스 여왕의 액자가 걸려진 사무실에서 한 남자를 폭행하는 기이한 장면으로 시작하고 있다. 이 이해 할 수 없는 장면에서의 폭행범들은, 이후 임달화가 주연한 Tsim Kin-Yip에 의해 경찰서 내의 기이한 전통과도 같은 폭행을 묘사하면서 개구리로 표현되어진다.
짐은 23년째 경찰로 일하고 있지만 말단경사로서 단조로운 책상물림의 일에 매여 있으며, 의외로 아름답고 젊은 아내 앤과 살고 있다. 짐은 우연히 동료형사 페이가 여자화장실에서 잡아온 도촬꾼 콴에게서 황당한 말을 듣게 된다. 여자화장실에서 이 세상의 모든 남자들을 죽이려는 계획을 실행하고 있는 여성범죄 단체의 존재가 있다는 어처구니 없는 소리이다. 어쨌던 그 사실을 기록하고 하루의 일과를 마무리한 짐은 집으로 돌아와 아내 앤에게 그 말을 하게 된다. 그런데 그날 밤 갑자기 범인이 자신의 진술을 번복하고 단순한 도촬성범죄자임을 다시 자백한다. 짐은 흥미를 느끼고 독자적으로 콴을 스토킹하고, 여성상관의 관계여부를 탐문하면서 점점 이 사건에 집착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콴이 실종되고 죽고 또한 콴의 아내 판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으면서 사건의 본질에 조금씩 다가서게 된다. 여기에서 짐의 아내 앤이 가지고 있는 진실이 드러나면서 관객들은 범인이 누군지를 알게 되지만 짐은 아직 정확한 것은 모르는 듯.
짐은 판과의 관계에서 아내와는 느끼지 못했던 행복을 느끼고, 과거 진실이 통할 것이라 믿었던 개구리 사내들의 폭행 사건에 대한 고변이 오히려 자신의 승진을 방해하고 외톨이로 만들었던 것을 상기하며 자신이 수사하던 모든 것을 포기하고 일상으로 돌아가려 한다. 그러나 그의 불륜을 아내가 알게 된다.
드디어 오랫동안 기다리던 승진심사를 받게 되지만.....
짐과 앤은 각각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고 있는데, 그들은 자신의 아픔을 드러낼 수가 없다. 부부로 살아가고 함께 행복해지기를 원하지만 그들은 벗어나고자 한다. 그러나 현실에서 벗어날 방법을 알지 못한다. 앤은 과거의 기억과 자신의 범죄 행위에서 벗어나고자 하지만 벗어날 수 없으며, 유일하게 믿었던 희망에 배신당한다. 짐은 개구리로 기억되어지는 과거의 사건에 대한 자신의 순진했었던 대응에 상처받고 있다. 전도유망하던 자신의 모든 것을 망쳐버린 당시를 그는 이번에는 벗어나고자 한다. 콴의 사건이 진실임을 그는 본능적으로 알고 수사를 하지만 그로 인해 돌아올 결과에 두려워하고 있기도 하다.
결국 그들은 현실에서의 탈출은 불가능하다는 것임을 자각할 뿐이다. 위장된 평화와 진실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그 속에 적응해 있는 자신을 버린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들은 나름대로 최선의 선택을 하지만 그 지향점이 틀리다. 그래서 영화는 비극을 암시할 수 밖에 없다. 구원의 동앗줄로 보이던 대상은 지푸라기에 불과하다. 어떤 사명감을 가지고 자신의 진실을 추구하던 이들이 그 진실에 배신당하는 삶을 반복하고 있을 뿐이다. 탈출하고자 하지만 구원의 약속은 그 어디에도 없다. 그들의 진실은 왜곡되고 그들의 구원은 거짓된 약속임을 알면서도 인간은 어리석은 선택을 반복하고 있다는 것일까? 이사벨라의 팡호청은 또 다시 스타일리쉬한 화면을 선보이며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한다. 그러나 관객과의 소통을 거부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이사벨라를 자세히 기억하진 못하지만, 비슷한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 그는 단지 그의 느낌을 영상화하고 던져놓을 뿐이라는 느낌이다. 인상적인 화면의 분할과 구도, 뛰어난 임달화의 연기, 흥미로운 상징으로 은유하고 있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지만, 왠지 감독의 자위행위를 무심하게 바라보는 듯 영화에 몰입되지 않는다. 물론 그러한 스타일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팡호청은 아직 자신만의 만족을 나에게 강요하며 보여주기에는 낯선 감독이라는 이유때문일 것이다.
어쨌던 여타 홍콩영화와는 다른 느낌의 특이한 영화. 나는 이 영화가 마음에 들기도 또한 그렇지 않기도 한 모호한 느낌의 영화이다. 임달화의 연기를 받혀주지 못하는 다른 여배우들의 뻣뻣함은 눈에 많이 거슬리지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 개인적으론 꽤 재미있게 본 작품이며 많이 아쉬운 영화이다.
Trailer
Referenc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