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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색, 계 色, 戒: Lust, Caution 2007
    Cinema/China 2008. 1. 3.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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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色, 戒 Se, Jie
    사용자 삽입 이미지
    Director 이 안 Ang Lee
    Cast 양조위 : 이
    탕 웨이 : 왕 지아즈
    조안 첸 : 이 부인
      색, 계는 극 중의 리얼한 정사신으로 인해 화제가 되었던 작품이고 관련하여 가십란에도 오르내린 기억이 난다. 이 안, 다양한 장르와 소재를 넘나들면서 작품성을 인정받는 감독. 호불호를 떠나 무협, 현대, SF, 퀴어 특정 장르에 구애 받지 않는 새로운 시도만은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을 듯 하다. 와호장룡, Hulk, Brokeback Mountain, The Ice Storm, Sense and Sensibility, 결혼피로연의 작품을 한 감독이 만들었다는 것은 쉽게 와 닿지 않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그의 여러 작품을 보긴 했지만 제대로 감상을 적은 기억이 없어서인지 대충의 이미지로만 기억하고 있는 형편인데 이 작품 색, 계는 또 다른 느낌을 가진다. 아마도 에로틱한 홍보와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한 중국의 매국노와 애국자사이의 사랑을 소재로 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어떻게 생각하면 찬반의 여지조차 없는 매도의 가능성이 농후한 접근 방법이 아닐까? 보통 애국심의 진정성 여부를 떠나서 이러한 소재에 대해서는 일방적으로 흐르게 마련이니까? 정사장면의 이슈화 때문인지 그 소재나 전개에 대해서는 묻어 넘어간 듯 한데, 엄밀히 이 영화가 애국이나 일본의 침략행위에 대한 비판의 메시지를 나누고 있지는 않다. 내가 기억하는 이안의 영화는 소재나 캐릭터 사이의 벽을 설정하면서 사람과 사람의 어떤 이루어질 수 없는 관계간의 소통과 사랑을 다루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색, 계 또한 마찬가지이다.

       와호장룡에서의 백미인 대나무 숲에서의 대결, 브로크 백 마운틴에서 두 남자의 소통은 이 영화 색, 계에서 왕지아즈(팡 웨이)와 이(양조위)간의 미묘한 애증관계와 벼 다른 바를 느끼지 못한다. 아니 조금 더 이루어지기 어렵고 더 미묘한 상황이긴 하지만 두 남녀간 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과 현실적 비극을 다루는 것은 마찬가지인 것이다.

       대학신입생으로 홍콩에 피난을 가게 된 왕 지아즈가 애국연극에 참여하게 되고, 애국심에 불 타던 여섯명의 대학생은 "이"를 암살할 계획을 실행하게 된다. 신분을 위장하고 이와 이부인 에게 접근을 해 친분을 쌓고 기회를 노리지만, 매국정권의 정보부를 책임지고 있는 이가 쉽사 리 틈을 내보일리가 없다. 왕은 맥부인이란 신분으로 이에게 접근해 그의 호감을 사기는 하지 만 이가 상해로 돌아가 버림으로써 계획은 실패하고 오히려 의미없는 희생과 살인만 경험하 게 된다. 왕은 그 충격으로 뛰쳐 나와버리고...

       삼년이 흐른 후, 학교를 다니면서 좋아하는 영화나 보러다니는 정도의 왕 지아즈에게 과거의 친구들이 다시 접근을 한다. 그녀가 떠난 후, 그들은 중국 비밀애국조직에 가입한 상태였고 그들이 실패한 이의 암살을 위해 왕 지아즈의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다.

       간단한 교육을 받은 후 왕은 상해로 가서 이에게 접근을 하게 된다. 시간은 흘렀지만 다시 보게 된 왕과 이는 각자의 사정을 가지고 서로에게 다가선다. 왕은 자신의 임무를 위해서, 이는 그 누구도 믿지 않는 스스로의 마음을 흔들어버린 왕에게 끌려서...

       계획의 실행은 쉽지가 않고 어느새 이의 정부가 되어버린 왕. 그들의 관계는 목적과 욕망으로 시작되지만 세상의 돌아가는 상황과 그들의 끈적끈적한 정사를 통한 소통은 모든 것을 모호 하게 만든다. 왕은 점점 그 상황 속에 잠식되어가면서 임무와 욕망, 사랑을 혼동하게 된다. 아 니 아마도 사랑을 느끼게 된다. 이 또한 그녀의 묘한 매력에 중독되어 그녀에게만은 조금씩 헛점을 내보이게 된다. 이제 실행만이 남았지만 상부에서는 왕에게 더 많은 것을 요구하게 된 다. 암살 만이 아니라 정보까지 요구하지만 왕에게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가 선물하는 반지는 암살의 기회를 제공하지만 동시에 왕에게는 끝없는 고뇌와 혼란 그리고 선택을 강요하게 된다. 분명히 민족의 배반자이며 척살의 대상이지만 그가 보여주는 그녀 에 대한 애정과 묘한 상황들은 그녀가 그를 사랑한다고 생각하게끔 만드는 듯 하다.

       보석가게에서 마지막 순간 이에게 도망가라고 외치는 왕의 선택은 모든 것을 종결시켜 버린 다. 친구들의 체포와 그 자신의 체포로 막을 내리게 되는 뻔한 결말. 이는 왕을 사랑하지만 이미 자신의 굴레에서 벗어 날 수 없는 인간일 뿐이다. 옳다 그르다의 문제가 아닌 선택의 결과가 지배하게 되는 사슬에서 벗어 날 수 없다는 것일까? 친구들과 절벽을 내려다 보며 꿇려 앉 은 왕, 왕이 남긴 반지를 쳐다보는 이.

       과연 사랑일까? 욕망일까? 아니면 벗어날 수 없는 굴레에 대한 형벌일까?

       욕망, 사랑, 증오, 집착, 선택 그리고 결과로 이어지는 두 남녀의 모든 행위는 영화의 제목처럼 색, 계를 모두 의미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 것일까? 영화를 보면서 난 사랑하는 두 사람을 보고 있다고 느끼지는 않았다. 이들의 정사씬은 대나무 사이를 날아다니는 장쯔이와 주윤발 의 검무와 분명히 다르지만 표현하기 모호하면서 또 비슷한 이룰 수 없는 갈망과 같은 애달픔을 느낄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목적과 욕망에 부대끼고 또 어쩌면 사랑을 했을런지도 모른다. 모호하고 혼란스러운 상황속에 벌어지는 두 남녀의 선택이 빚어낸 사랑 혹은 욕망은 또 다른 선택을 강요하고 형벌의 낙인을 찍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이들의 사랑은 순수하지도 아름답지도 않지만, 그 관계는 인간적이라고 느끼는 이유이다. 의심하고 증오하만서 사랑과 욕망에 흔들리지만 또 현실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인간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여전히 난잡한 감상 밖에 적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이안의 작품 들 중에는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이다. 양조위의 연기야 두 말 할 필요가 없을 정도이니 넘어 간다 하더라도 탕 웨이라는 여배우는 묘한 매력과 더불어 결코 양조위에 밀리지 않는 포스를 뿜어 낸다. 강도 높은 정사 신에도 여전히 순수한 매력을 뿜어 내면서 어떤 역할을 해도 가능할 것 같은 배우라 여겨진 다. 물론 이러한 느낌을 가능하게 한 것에 이 안의 역할은 절대적일 것이다.

       그리고 사족삼아 적는다면 정사신은 꽤 수위가 높은 편이지만, 만약 삭제된다면  극의 대부분이 죽어버릴 중요한 장면이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와호장룡에서 대나무숲의 와이어 액션이 차지 하는 비중만큼의 의미를 가지는데 이 영화에서 색으로 드러나는 인간의 욕망, 혼란, 죄의식, 사랑등의 모든 것을 투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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