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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표류하는 미국의 조난신호 "엘라의 계곡 In the Valley of Elah 2007"
    Cinema/U.S.A 2008. 2. 10.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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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 the Valley of Ela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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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irector Paul Haggis
    Cast Tommy Lee Jones ... Hank Deerfield
    Charlize Theron ... Det. Emily Sanders
    Jason Patric ... Lt. Kirklander
    Susan Sarandon ... Joan Deerfield
    James Franco ... Sgt. Dan Carnelli
    Barry Corbin ... Arnold Bickman
    Josh Brolin ... Chief Buchwald
    먼저 성조기를 배경으로 한 토미 리 존스, 샤를리즈 테론의 포스터를 보자면 괜한 반감이 생긴다. 설마 미국만세 이야기일까? 미군이 등장하고 이라크가 나오고, 테러리스트? 이제 지겹다라는 지겨움이 영화를 보기도 전에 생성되어 버린다. 그러나 예상과는 너무도 다른 진지한 주제에 대한 성숙한 시각과 비판을 느낄 수 있어 즐거웠던 영화

      이라크에서 귀환한 아들의 실종과 잔혹한 살해를 파헤치는 퇴역군인 행크(토미 리 존스)가 진실 앞에 절망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들고표류하는 미국에 대해 조난신호를 게양한다. 스릴러적 구성을 통하여 군부와 미국인, 참전군인들이 생각하고 맞닥뜨리는 참혹한 전쟁의 실체를 PTSD(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소재로 하여 까발린다. 퇴역군인의 안타까운 부정은 아들의 비극적 죽음의 진실 앞에서 대상을 정할 수 없는 분노를 드러낼 수 밖에 없다. 행크의 시선을 따라 망가지는 이상과 애국심, 보상받을 수 없는 상실감을 관객은 공유할 수 있다.

       전쟁을 경험한 이들에게 안식은 존재할 수 없다. 엘라계곡(Valley of Elah)은 다윗이 블레셋의 거인 장군인 골리앗(삼상 17:2)을 무찌르고 이스라엘의 별이 되어버린 곳. 과연 그럴까? 엘라계곡에서 다윗이라는 영웅이 만들어지기까지 흘렸던 수많은 피들을 우리는 기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명분조차 구차하기 그지 없는 전쟁에서는 더더욱 그러하지 않을까?

       행크는 에밀리의 아들에게 다윗과 골리앗의 이야기를 해 준다. 당연히 용기를 상징하는 다윗의 설화를 같은 이름을 가진 소년 데이빗에게 전한다. 달리 해 줄 말이 없는 아버지 미국의 구차함이고 변명인 것이다. 그렇게 정당화 할 수 밖에 없고 스스로도 믿지 못하는 것을 가르치는 아이러니. 아들을 잃은 퇴역군인과 어린 아들을 홀로 키우며 편견에 시달리는 여형사의 수사는 그래서 의미심장하다. 미국은 아들을 잃었고 아버지를 잃었으며 어머니는 그 존재를 부정당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기에

       인정받지 못하고 무시당하는 두 사람은 참혹한 사건의 진실을 따라서 전쟁과 가족이라 의미를 되새기며 그들은 분노할 대상을 찾아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마치 무모한 돌팔매질을 하는 다윗처럼 그들은 견고한 아집으로 가득 찬 국가와 위정자에 돌팔매를 던지며 그들의 야합을 비판하고 희생당하고 있는 젊은이들을 기리며 당신들이 행하는 전쟁이란 이런 것임을 일깨운다.

       우리는 미국의 참전과 그 은닉된(이미 다 드러났지만) 상업적 이기로 물든 허울 좋은 그들의 정의를 비난한다. 그들의 불순한 의도가 뻔히 보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미국인들은 바보라서 그들의 자식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것일까? 아마 그것은 아닐 것이다.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들이 바로 전쟁의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세계의 보안관을 자처하는 주제넘는 각종 깝죽거림으로 자신의 힘을 과시하지만 그것은 국가의 입장일 뿐이다. 미국을 비난할 수는 있지만 전쟁에서 죽어가는 아파하고 상처받은 젊은 영혼들을 비난 할 수는 없지 않을까? 미국은 전쟁의 당위성을 주장하지만 막상 직접 죽음을 겪는 이들에게 그곳은 다만 지옥일 뿐인 것이다. 그래서 이 영화는 또한 지독한 미국 사랑을 드러내는 애국영화의 표본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애국이란 무조건적인 국수주의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또한 확실한 반전의 메시지를 드러내는 반전평화영화이기도 하다. 그들은 다윗의 용기와 미국의 정당성을 믿고 싶어하는 평범한 애국자들이기 때문이다. 전쟁은 보통사람들을 희생시키는 범죄이다. 잔혹한 이데올로기의 충돌이라는 거창한 이유가 아닌 죽고 죽이는 가운데 미쳐가는 인간성이 파괴되느 지옥의 현세인 것이다.

       군인으로서 두 아들을 잃은 아버지, 아들의 이해할 수 없는 어처구니 없는 죽음에 분노하는 행크의 모습이 바로 미국의 또 다른 모습이다. 세계 유일 초강국으로서의 빛이 아닌 어둡기 그지 없는 다 스러져 가는 미국의 양심을 상징한다고 여겨진다. 마약에 절어서 방탕을 일삼다 찢겨진 채 불에 타버린 시체로 돌아온 아들은 미국의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한 용사였는데 말이다. 군대란 세계를 너무나 잘 아는 아버지이기에 아들을 자신의 잣대로만 판단해온 행크는 아들이 겪었을 지옥을 이제서야 깨닫게 되는 것이다. 아니 행크는 아들과의 연락을 통해서 그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아들의 죽음에 대한 진실의 수사는 범인을 밝히려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전쟁의 추악함과 위선을 드러내고 그 책임을 묻는 청문회인 것이다. 심각한 정신장애를 일으키며 친구를 무감각하게 살인하게 만드는 것이 전쟁이란 것을 일깨우는 것이다.

       전쟁은 이렇게 사람을 피폐하게 만든다. 친구를 칼로 마흔두 번 이나 찌르고, 조각 내어 구워버리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며, 또 그것을 당연히 여기게 만드는 정신질환의 세계인 것이다. 아무도 인정하지 않는 미국의 전쟁을 자신들은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한 고귀한 희생이라고 선전하고 또 그들은 세뇌 당하고 있는 것이다. 돌팔매를 던지며 죽어갔던 수많은 소년들과 병사들의 희생을 담보로 영웅이 되어버린 다윗처럼 말이다.

       전쟁이 만들어 낸 무감각한 광기 또는 정신장애의 표출이 만들어 낸 비극이 행크의 아들 마이크의 주검이다.

       행크와 에밀리는 사실을 밝혀내지만 여전히 엘라 계곡 이야기를 아들에게 해 줄 수 밖에 없다. 그래서 행크는 국기를 거꾸로 게양하면서 미국은 표류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조난신호를 휘닐리는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미국은 조난당하고 있다. 밤이고 낮이고 계속 휘날릴 그 조난 신호는 그들이 직면하고 있는 것이 단순한 조난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다. Sometimes finding the truth is easier than facing it. 진실을 찾아내는 것보다 그 진실을 대하는 것이 더욱 힘든 법이다. 표류하는 미국의 조난신호? 의미심장하지만 그들을 구원할 수 있는 것이 여전히 다윗의 돌팔매에 불과하기에 현실이나 영화나 씁쓸할 수 밖에 없는 듯 하다.

       토미 리 존스와 샤를리즈 테론의 연기는 두 말 할 필요없이 훌륭하며. 에밀리의 캐릭터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만한 점이 많은 흥미로운 캐릭터이지만 전쟁과 아버지에 집중해서 감상하느라 소홀할 수 밖에 없다. 다음에 한 번 더 보게 될 경우에 생각해 봐야겠다. 보면서 느꼈던 것을 모두 적지는 못했지만 마음에 드는 영화이다. 독특한 관점과 시각 그리고 상징으로 은유하고 풀어가는 반전평화 스릴러 영화. 나는 이런 영화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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