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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luni, 3 săptămâni şi 2 z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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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rector |
Cristian Mungiu 크리스티앙 문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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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t |
Anamaria Marinca(오틸리아), Laura Vasiliu(가비차), Vlad Ivanov(베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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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과 인물들의 행동이 지루하고 불편하다고 되새기며 영화를 보았다. 그런데 마지막 장면에서 오틸리아가 카메라를 응시하는 모습에서 갑자기 모든게 이해되고 또 이해하고 싶어지는 영화이다. 80년대 루마니아를 살아가는 두 여대생의 불법낙태를 둘러싼 짧고도 긴 하루를 서술하고 있다. 거짓과 혼란으로 이어지는 무책임한 도피로 보여질 수 있는 이들의 시간을 쉽게 이해한다는 것은 당시 루마니아와 시대상황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리라 여겨지지만 어쩔 수 없이 이 영화만을 보고 끄적거릴 수 밖에 없다.
차우세스쿠가 정권을 잡고 있던 루마니아 공산당의 마지막 시기인 1980년대에 대학 기숙사의 룸메이트인 오틸리아와 가비차는 불법낙태를 시도하게 된다. 싸구려 호텔에서 낙태시술사를 첩보작전 하듯이 은밀히 만나 낙태를 하고 버리는 과정이 이 영화의 내용이다.
칸느 황금종려상을 비롯해 비평가들의 극찬을 받은 작품이긴 하지만 크게 와닿는 어떤 임팩트를 느끼지는 못했다. 아마도 시대 배경 자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어서일 것이다. 영화를 보고나서야 차우세스쿠 정권하의 루미니아를 얼핏 떠올렸을 뿐 온 신경은 낙태와 두 멍청하고 찌질해보이는 여대생을 보며 혀를 차는데 집중하고 있었던 것이다.
앞서 마지막 장면 오틸리아의 시선에 난 이 영화에 대한 이해를 거론했지만 정확히는 그 시선이 마음에 들었고 그 시선으로 인해 이해하고 싶어졌다는 말이다. 난 뭘 이해했고 이해하고 싶어졌을까? 그런데 그게 좀 모호하다. 분명히 그런 생각은 드는데 표현하고 드러낼수 없는 답답함만이 느껴진다.
내가 집중했던 낙태의 문제부터 생각해보자. 불법낙태에 대한 인식이 좋을리는 시대를 불문하고 단 한번도 없었을 것이다. 어떤 현실적인 이유로 이들은 낙태를 감행하지만 현실의 벽은 높기만 하다. 분명히 범죄행위임을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들이 실행하는 이유는 당연히 있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찌질해보이기 까지 하는 멍청한 가비차의 행동과 그녀에게 짜증을 내면서도 모든 것을 돌봐주는 오틸리아의 모습은 당시의 루마니아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으로 비추어 볼수 있다면 확연히 드러나는 한가지가 있다. 아기의 아버지의 존재에 대한 언급조차 없다는 것이다. 성모마리아가 아닌 이상 혼자서 임신은 불가능한데도 그 책임을 지는 것은 가비차와 또 친구인 오틸리아 뿐이다. 이러한 생각을 한 것은 오틸리아와 애인과의 대화에서 약간은 알수 있다. 단지 쾌락과 무절제의 산물로 치부되는 미혼임신에 대한 인식과 두려움이 드러난다.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은 마지못한 책임의식 정도 밖에 없는 것이다. 아버지의 부재는 항상 무질서와 두려움을 내타내는 것이 아닐까? 그들은 믿을 수 일는 대상이 아무도 없는 것이다. 누구도 도움의 손길을 내주지도 않으면서 책임만을 강요하는 현실인 것이다. 또한 이 사회에서 공인받지 못한 아버지란 존재할 수 없는 유령에 불과한 것이라는 표현으로 생각되기도 한다.
낙태를 시술하는 베베의 존재는 내가 생각하기에 공산독재정권이 파생해낸 추악한 이면일 뿐이다. 조건을 걸고 댓가를 받으면서도 도움이라는 것을 강조하면서 위정자들이 행하는 폭력과 착취를 똑같이 행한다. 불법과 처벌이라는 두려움에 떨면서 또 그것을 이용하는 기생악의 존재가 민중을 괴롭히고 있는 것이다.
오틸리아의 애인인 아디, 의과대학생에 의사를 부모로 든 엘리트계층, 계급이 없는 공산사회라는 이상은 존재하지 않으며 몸에 배어 있는 선민의식을 자연스레 표출하고 있다. 지식인 또는 상류계층이라 할 수 있는 이들만의 울타리를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다. 모두가 평등하긴 한데 조금은 차이가 있어. 그리고 "우리가 조금 더 나은 것 같기는 해"라는 식의...
가비차가 낙태를 택하는 것은 현실적 불이익애 대한 모면과 다른사람과 같아야만 한다는 평등에의 집착인 것이다. 똑같아지기 위해서 택하는 시도인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시대인 것이다. 그리고 그 낙태는 아주 중요한 것을 앗아가버린다. 현실에 순응하는 획일화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되어비린다.
어두운 밤길을 걸으며 태아의 시체를 버리러 돌아다니는 오틸리아, 너무나 어둡고 무섭고 끔찍하지만 행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인 것이다. 그리고 돌아와서 식당에서 배고프다는 가비차의 모습을 보며 물 한잔을 마시며 나를 응시하는 그녀의 시선은 무표정하지만 순간 그녀를 이해하고 싶다며 속삭이는 스스로의 말을 들었다.
어두운 시대를 살아가는 민중의 비극적인 삶의 일면에 불과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 또 영화를 보면서 숱하게 비난하던 두 여자와 주변의 상황들에도 불구하고 난 그들의 행동을 이해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가슴이 아릿한 슬픔을 느꼈다. 두 사람의 선택은 마음에 들지 않지만 두사람의 선택을 강요하는 시대가 존재하고 있다면 누가 그들을 비난할 수 있을까?
Trailer
Refere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