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신 헤이케 이야기 新 平家物語: Shinheike Monogatari 1955
    Cinema/Japan 2007. 6. 23. 12:52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This Movie in IMDB

    미조구치 겐지
    溝口健二 Mizoguchi Kenji WIKI


    말로만 들어왔던 미조구치 겐지를 처음 접하게 되었다. 미조구치 겐지는 '구로자와 아키라' '오즈 야스지로'와 함께 일본의 3대 거장으로 불리우는 감독이다. 이미 두명의 감독을 접해 본 결과 그들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던 나로선 꽤 기대를 하고 보게 된 작품이다.

    일본의 12세기, 부패한 종교와 지도층들에 핍박을 당하던 한 사무라이 가문의 장자 키요모리가, 오랜동안의 악습을 철페하고 새로운 질서를 세워가려는 이야기이다.

    서해에서 해적을 소탕하고 돌아온 헤이케(타이라) 부자는, 부패한 사원과 간신배들에 의해 포상도 받지 못한 채 무시당하기만 한다. 계속된 무시에도 자신의 소임을 다하는 아버지의 모습에 실망하던  키요모리는 출생의 비밀까지 알게 되자 방황한다. 그러나 임무를 성공하고 돌아온 아버지에게 내려진 포상에 불만을 가진 귀족계급들의 암살음모를 미연에 막아낸 그는 과거에 연연치 않는 마음과 현실을 깨닫게 된다. 아버지가 음모로 죽은 이후, 그는 부패한 사원의 준동을, 그들의 상징인 '신여"에 화살 두대를 날림으로써 300년간 이어진 미신의 악습을 타파한다. 지금 키요모리는  향락에 빠져 있는 지도자의 모습을 조소하면서 내일은 우리의 것이라고 다짐한다.

    부패종교, 간신, 타락한 지도자 등 다양한 지도층의 치부하에 무장세력으로서만 인식되던 사무라이 계급이 힘을 갖게되는 시기의 이야기인 것 같다. 우리나라로 치면 고려의 무신정권이전 정도로 비교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오랫동안 고인 물은 썩게 마련이듯, 그 최악의 시기에 새로운 영웅이 등장하는 것은 필수이다. 변화의 바람, 혁명을 주도할 인물의 출현이 요구되어진다. 원래 영웅은 자신이 훌륭해서라기 보다는 사회가 그 필요성과 효용성을 인정하고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키요모리의 복잡한 출생배경에 얽혀 있는 천황, 악승, 사무라이는 이 영화에서 주전개를 담당하고 있는 세집단을 다 포괄한다. 그는 천대받는 사무라이로써 살아왔지만 극의 전개에 따라 몸속에 흐르는 핏줄의 의미를 부정해나가듯이 각각의 집단을 상징하는 "신여"를 없애고 권력에 기생하는 관료들을 정리해 나간다. 어떤 계급에 속하는 것을 거부하고 자신이 확립할 새로운 '사무라이"의 모습을 스스로 만들어 나간다.

    절의 땡중들의 규모는 어마어마하다. 영화전체에 나오는 사람들의 숫자보다 이 땡중 집단이  더 많은 것 같다. 이 많은 인원들이 그들이 모시는 상징물 '신여'가 화살에 꿰뚫리자 모래알 처럼 흩어져버린다. 이 모습은 허상에 집착해가며 살아가는 인간들의 허무함을 묘사하기도 한다. 진정한 믿음이란 어떤 상징물에 속한 것이 아니라, 믿음으로써 자신을 추스리고 지탱해가는 수단으로써 기능한다.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신은 인간을 창조해내지 못했지만, 인간은 신을 지어냈다라고 한다. 무신론 유신론의 문제 이전에, 인간은 자신이 믿고 싶은 것 만을 믿으려하고, 또한 그것을 편이에 의해서 조작해나가는 성향이 있지 않은가? 그리고 만약 신이 있다면 이런 거지같은 인간들을 만들겠는가? 아마 절대로 만들지 않을 것이다.
    이야기가 또 옆으로 새고 있다.

    어쨌던 꽤 큰 스케일과 흥미로운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서 재미있게 볼수는 있지만, 이 영화를 보고는 왜 미조구치 겐지가 그렇게 추앙을 받고 있는 가를 느낄 수 없었다. 아키라나, 야스지로, 쇼헤이 등에게서 느꼈던 포스, 아우라와 같은 것이 느껴지지를 않는다. 이제 한 작품을 보고 뭐라 말할 수 있겠나 만은, 스토리상에 느껴지는 것들 외의 어떤 이미지가 생성이 되지를 않는다. 하긴 야스지로도 그의 형식미에 대한 말을 수차례 들었지만 공허하게 인식하고 있다가 '꽁치의 맛'This Blog을 보고서야 그 진가를 체험했기에 섣부른 판단을 내릴 수는 없다. 여전히 미지의 감독인 미조구치 겐지를 접했다는 것 만으로도 내게 있어 의미있는 작품이지 않을까 싶다.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