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어 キュア Cure 1997

Cinema/Japan 2007.08.25 07:39


AKA: Cure(Int. Eng Title)
キュア Kyua(Japan)

감독: 쿠로사와 기요시<黒沢清
타카베: 야쿠쇼 코지役所広司
마미야: 마사토 하기와라
사쿠마: 우지키 츠요시

일본공포 영화. 흔히들 J-Horror라고도 불리우는 이 장르를 처음 접하게 된 것은 약 10여년 전 보았던 '링'이었다. '링'에서 알게 된 섬뜩한 공포와 전율은 이후 내가 J-horror를 보면서 어쩔 수 없이 떠올릴 수 밖에 없는 어떤 기준 같은 것이었고, 아직까지도 '링'이상의 일본공포영화를 보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다.

큐어 역시 거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논리적이지도 일반적이지도 않은 기준을 가지고 영화를 보는 것이 바람직한 것은 아니지만 편협한 생각을 떨쳐버리지 못한 채 내가 J-Horror를 접하는 것은 사실인 듯하다. 거기에 공포영화를 근래 많이 보고 있긴 하지만 좋아하는 장르가 아니기 때문에 즐겁게 본 작품이 드물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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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쿠쇼 코지는 분명히 이 영화에서 훌륭한 연기를 했지만 큐어에서의 야쿠쇼 코지를 좋아할 수는 없다. 그것은 아주 개인적인 이유로 내가 싫어하는 누군가의 외양과 너무나 비슷한 것을 발견하고 불쾌감이 나를 지배했기 때문이다.

영화를 자의적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는 내게 있어 큐어는 난감한 영화일 수 밖에 없다. 어디에 포커스를 두고 봐야할지를 알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솔직히 공포영화라는 생각이 들지 않고 있다. 영화를 보면서 느끼지 못한 것들이 감상을 정리하다보면 이해가 될수도 있기에 무작정 적어본다.

야카베(야쿠쇼 코지)는 정신에 장애가 있는 아내를 둔 형사이다. 미친(?) 아내를 돌보는 것과 형사라는 직업의 특수성 사이에서 느끼게 되는 괴리감때문에 괴로워하고 있는 듯 보인다.

야카베 이외에 눈에 뜨이는 캐릭터들은 세 명정도인데

먼저 아내는 정신적 장애를 가지고 있으며 기억을 잘하지 못한다. 기본적인 사실들은 기억하지만 일상적인 기억의 저장에 문제가 있는 듯하다. 아내는 야카베에 있어 고통의 근원이며 어깨를 짓누르는 엄청난 짐이다. 그리고 야카베는 아내를 사랑한다는 것이다. 기요시와 코지의 2006년 영화인 절규에서도 코지가 맡은 '요시오카'형사는 연인(?)과 여행을 계획하는데 거의 비슷한 장면이 연출되고 있는데, 큐어에서의 아내는 '절규'에서의 하루에와 전혀 다르지 않다. 주인공이 느끼는 모든 고통불행등의 모든 원인이기도 하며, 단지 그 사실의 인지 여부만이 약간 다를 뿐이다.

사쿠마란 정신의학자는 야카베의 고충을 이해하고 도와주는 중요캐릭터처럼 보이지만 , 실은 마미야를 설명하는 데 이용되어지는 해설자정도로 설명할 수 있겠다. 결국 마미야의 마수에 희생이 되어버리는 불쌍한 캐릭터이다. 사쿠마는 야카베의 이중적인 환경과 성격에 있어서의 형사부분을 나타내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마미야는 모든 살인사건의 키를 쥐고 있는 악마이며 범인이기도 하다. 그는 이 영화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의 교사자이며 과거로부터 이어지는 사교의 의식이라고 할 수 있는 최면치료의 집행관이다. 마미야는 야카베의 특이한 환경과 성격을 너무나 쉽게 이해해버리지만, 야카베는 자신의 숨겨두었던 트라우마를 헤집는 거슬리는 범죄자일 뿐이다. 마미야가 야카베에게 최면을 위한 암시를 걸때도 거의 통하지 않는 이유는 아마도 야카베가 완강하게 거부하는 내면의 것을 끄집어 내려는 마미야의 방식의 실패일 것이다.

거기에 마지막 장면에서 드러나는 것을 보면, 마미야라는 존재 자체가 도구에 불과했다는 것을 알게 한다. 마미야를 살해한 후 야카베가 100년 전의 축음기에서 흘러나오는 주문과 같은 소리를 들은 후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는 듯하다. 사건은 해결이 된 듯 보이고 야카베는 일상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같은 사건이 계속 일어날 것임을 암시하고 괴이한 치료방법은 더욱 은밀하게 야카베를 통하여 전승되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가장 완벽한 치료는 자신의 속에 있는 것을 내려놓고 비우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원인을 가장확실하게 제거해야 한다는... 야카베는 아내를 내려놓았고 마미야라는 껄끄러운 존재를 말살했으며, 스스로도 모르는 채 무서운 바이러스의 숙주가 되어있는 것이다.

캐릭터와 몇몇 상황을 살펴보게 되면 이 영화는 공포영화라기 보다는 미스테리 스릴러물에 가깝다는 생각도 든다. 야카베의 즉 인간의 삶에 있어서의 이중성에 따른 괴리와 혼란을 나타낸다고 볼 수 밖에 없으며 그것이 진정한 공포라고 감독은 주장하는 듯 하다. 100년 전 부터 이어지는 사교, 최면술, 마미야, 아내 등 모든 설정은 단지 야카베의 내면을 설명하기 위한 도구라고 느껴진다...내가 이해한 것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만약에 그렇다 하더라도 공감은 할 수 없고 무서움은 느껴지지 않는다... 가장 무서운 것은 인간이며 인간에게 가장 무서운 것은 혼자라는 것과 남들과 달리 자신만이 고통받는 듯한 불행함이며 더욱 무서운 것은 그것을 내려놓을 수가 없다. 내려놓기 위해서는 그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나를 무섭게 한 것은 내면이라던지, 인간이라던지, 타인의 희생이 필요로 한다는 그런 드러난 사실들이 아니었다... 영화에서 이해되어진 것들을 너무나 무감각하게 또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나 자신이었다...



글을 적어내려가다 보니 이해되어진 것들은 대충 이 정도에 불과하고 꽤 볼만한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젠장 영화를 보면서 이해할수가 있어야 하는데 웬지 혼자 뒷북치고 좋아하는 듯한 민망함은 뭔지 모르겠다 ㅜㅜ


큐어 (キュア)(Cure)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 도구치 요리코 외 출연/엔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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