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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웨이터 Waiter, Ober 2006
    Cinema/Europe 2007. 8. 3.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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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독: Alex van Warmerdam

    에드가 .. Edgar :
    Alex van Warmerdam, 알렉스 반 바르메르담

    사용자 삽입 이미지
    창작의 어려움을 참으로 황당하게 묘사하고 있기는 하지만 내게는 이미 식상한 설정이었다. 국내의 장르문학에 만연해 있는 이계진입, 환생, 게임 등등에서 이 정도의 설정은 장난이며 현실과 상상의 괴리와 혼재는 일상이 되어 있음을 몇몇 작품을 통해서 알고 있기 때문이다.

    현실과 상상 각각의 간섭에 따라 예술가와 그 작품의 어떤 관계를 영화는 묘사한 듯 하지만 아~주 공감이 갈 수는 없는 영화이다. 그 이유는 스토리의 허접함에 있다. 소설가가 적는 소설 그 자체가 에드가가 말했듯이 무슨 의도로 그러는지를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창조주인 소설가에게 대들고 따지고 빌어봐도 캐릭터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그 캐릭터에 고민하는 소설가는 아주 위선적이다. 자신의 쓸데 없는 고집과 상상력으로 스스로를 힘들게 할 뿐이다. 이 부분은 조금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여지가 있긴 하지만 잠깐 접어 두고, 스토리 이야기를 먼저 해보겠다. 25년 째 웨이터를 하고 있는 에드가는 삶이 지겹고 힘들고 의욕도 없으며 어떤 목표도 없다. 집에는 아픈 아내와 시끄럽고 성가신 이웃, 귀찮게 하는 정부, 마음에 두고 있는 친구의 부인 그리고 골치아픈 손님들에 둘러 쌓여 다만 고통받고 지겨워하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 에드가는 소설속의 캐릭터에 불과하다. 에드가는 자신의 상황을 바꾸기 위해 소설가를 닥달하고 위협도 해보지만 어떤 소용도 없다. 따지고 보면 그는 컴퓨터 화면속의 픽셀로 이루어진 문자에 불과하니까. 게다가 그 소설이란 것이 재미있거나 흥미가 있다면 몰라도 그냥 에드가 괴롭히기에 빠진 채 도대체 이게 뭐야? 라는 상황이 벌어질 수 밖에 없다. 소설이 망쳐지고 자신의 의도와 달라지고 있는 상황에 힘들어 하던 작가는 캐릭터의 죽음과 소설을 끝내 버림으로써 모든 걸 끝낸다.

    솔직히 난 이 영화가 그리 맘에 들지 않는다. 그 속에 숨어 있는 창작의 고민, 예술가의 갈등은 공감이 가지 않기 때문이다. 이해는 하겠지만 설득력이 없다. 그냥 현실속의 인물과 상상속의 인물이 서로 편해지자고 아웅다웅하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금 다르게 생각해보기로 했다. 소설가는 에드가를 창조하고 그의 세상을 창조한 신이라고 생각하고 영화를 생각해보니 조금은 이해가 되었다. 에드가는 바로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 현실을 한탄하고 신을 원망하고 변화를 원하지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이 신의 자비만을 구하는 어글리한 캐릭터성을 가진 현대인이다. 신으로 바꾸어 생각해 볼 수 있는 작가도 힘들다. 시도 때도 없이 신세 한탄하는 피조물에, 툭하면 소설내용을 바꾸고 간섭하는 애인,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자신의 창조물을 혐오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스스로가 만든 것을 제어하기 힘들어 하고 있다.

    해결방법은 파국이며 종결일 뿐이다.(마치 신이 인간에 질려서 멸망을 내린다는 것과 비슷하지 않은가?) 이런 방법으로 생각해 볼 수도 있지만 약간은 요즘의 종교에 관련된 이슈를 접했기 때문에 가능한 억지인 것도 같다.

    스스로 창작을 해본 적은 없지만 그것이 얼마나 힘든가 짐작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다. 소설가와 에드가의 모습은 그런 과정 속에서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예술창작의 내적갈등의 구체화이리라 짐작을 해볼 수 있기도 하다. 그렇게 이해하는게 편하기 때문이다. 위에 적었던 이 영화를 신과 인간이라고 이해해버린다면 인간은 너무나 불쌍하다. 자신의 의지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 존재에 불과해진다.

    따라서 창작의 과정으로 이해하는 수 밖에 없었지만 창작의 고통, 예술가의 갈등을 이런 식으로 풀어내는 것이 마음에 와 닿지는 않는다.

    영화는 산만하고, 어수선하고 중심이 없다. 아니 그 중심을 느끼기 싫었는지도 모르겠지만.

    글을 적다보니 그런 생각이 든다. 영화나 책에 대한 감상을 여럿 적고 있지만 그 감상들은 항상 뭔가가 부족하며 내가 말하고 싶은 전부를 제대로 표현하고 있지 못하다. 아마 내가 항상 가지고 있는 그 느낌을 이 영화는 표현하는 듯하다. 때문에 이 영화가 싫은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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