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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꽁치의 맛 (秋刀魚の味: An Autumn Afternoon, 1962)
    Cinema/Japan 2007. 5. 16.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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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小津安次郞

    그를 거장이라고 왜 부르는 지를
     명백하게 보여준다.
    나는 그의 영화적 예술성이라던지,
    영화사적 의미에 있어서는 문외한이며,
    단지 일본의 3대 거장 중 한 명이라는
     사실만을 안다.
    게다가 불과 몇편의 작품을 봤을 뿐이다.

    오즈는 일상을 다룬다.
    가족을 다루고, 부부를 다루며
    그는 평범함을 비범하게 인식하고
    또한 그것을 아름답게 승화시킨다.

    꽁치의 맛이라는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 제목의
    이 영화는 그의 유작이라고 한다.

    줄거리라고 말할 것도 별로 없다.
    낙천적인 노년의 신사가 딸을 시집보내는 이야기이다.
    진짜다 단지 그것이 전부이다.
    (솔직히 내가 본 몇 작품도 마찬가지이다)
    내러티브에 집착하고 메시지에 집착하는 보통의 성향을
    가진 내게 있어 그는 분명 지루한 감독이다.

    그런데 이 영화는 짧지 않은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난 모든 씬의 장면 장면이 이렇게 절묘하게
    구성되어 있고 아름답게 여겨지는 작품을 난 기억하지 못한다.
    왕가위의 현란한 편집과 카메라도 모두가 아름답지는
    않았었다. 그러나 이 꽁치의 맛은 모든 장면이
    너무나 평범하면서도 완벽한 계산 속에 구성되어 있다.
    풍경화가 아닌 마치 정물화를 보는 듯 했다.
    카메라의 구도라고 해야 할까? 앵글이라고 해야할까?
    (뭐 전문용어는 모르니 이렇게 표현한다)
    그 구도와 더불은 각 사물과 소도구의 배치를
    이렇게 유기적으로 연결했다는 것이 단지 놀라울 뿐이다.
    장면만으로 아름답게 보인 이 영화는
    모든 배우들의 무미건조하게 때로는 냉정하게 보이는
    시니컬하다고 할 수 있는 연기들과 더불어
    훔쳐보기 아니 조금 고상한 말로 표현하자면
    성숙한 관조의 미를 보여주는 것 같다.

    오즈가 보여 준 것은 자녀들과 함께 사는 노년의 신사,
    시집가기 싫어하는 딸 등의 가족,
    외롭게 늙어가면서 후회하는 은사,
    그리고 친구들의 모습을
    벽 뒤에서 살짝 곁눈질 하듯이,
    술자리에서 옆자리의 이야기를 들을 경우가 있는 것 처럼,
    과거를 추억하기도 하고, 미래를 준비하기도 하면서,
    그렇게 일상을 살아가는 모습들이다.
    완성되어진 성숙한 시각에서 관조하는 듯하다.

    딸을 시집보내고 와서 술에 취해 노래를 부르고,
    혼자 넋두리를 하면서 그는 외로울까?
    뭐 그런건 중요하지 않다.
    오즈가 바란 것은 우리의 동의가 아니고,
    자신의 시각에서 본 것을 우리에게 넌지시 암시한 것 뿐이리라.

    또 횡설수설이다.
    느낀 것만 간단히 정리하고 맺으련다.
    구도와 배치만으로 아름다운 영화.
    카메라의 위치는 관객의 시점을 벽뒤로 밀어버림으로써
    캐릭터에의 동화를 방해한다.
    그 방해는 영화 그 자체를 보게 한다고 느꼈다.
    계산되어진 배우들의 연기 또한 내러티브나 구성에
    목매지 않게 함으로써 영화자체를 보게 한다.

    따라서
    이 영화는 일상의 일상미를 보여주는 것 뿐만 아니라,
    오즈의 영화에 대한 시각을 보여준다고 느꼈다.
    이렇게 영화를 보고 만들수도 있다는 것을 그는 말하고 있음이라고
    난 느꼈다
    -그의 많은 작품을 보지 않고 함부로 내뱉는 무식한 이야기일 수도 있다-
    오즈의 이 영화는 너무 아름다웠으며
    영화에 대한 나의 뿌리깊은 편향된 시각(내러티브나, 구성등에의 집착)의
    방향성에 있어서도 의미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ps- 이 영화는 오즈의 마지막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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