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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면 2007
    Cinema/Korea 2008. 3. 1.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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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면 2007
    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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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irector 양윤호
    Cast 김강우, 김민선, 이수경
       겉멋만 잔뜩 든 채 방황하는 스릴러, 그런대로 봐줄 만 하다고 생각했던 스토리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결말까지 참 가지가지 한다는 느낌. 어차피 복선에 의외의 반전을 목표로 이것 저것 엮었으면 집중이라도 했어야 하지 않을까? 결국 찌질거리며 스스로의 정체성에 고민하는 두 남자의 황당한 사랑이야기에 곁다리로 탄생할 뻔한 완전범죄 스토리를 주장하려고 한다. 트랜스젠더도 좋고, 게이, 군대폭력 등 여러 소재를 동원한 것은 좋다 하더라도, 제발 스토리를 조화롭게 짜란 말이다. CSI 삘 나는 수사관들의 사무실은 첨단을 달리고 있지만, 수사하는 형사들은 어찌 그렇게 유치찬란에 멍청하기만 한 단세포들로 구성할 수 있는지, 게다가 주인공 캐릭터의 찌질거리는 연기는 겨우 봐줄 정도에 불과하다, 결말에 이르러서야 어느 정도 연기를 해내긴 하지만, 그 전에는 어색 그 자체, 김민선은 말 할 필요 조차 없는 것이 캐릭터의 비중 자체가 제로에 가까우니 언급을 할 수 조차 없다.

       여자이고 싶은 아이였던 친구를 사랑했었던 과거를 가진 형사가 최근에서야 어떤 여자를 사랑하게 된다. 그러나 잔인한 연쇄살인사건이 발생하고 그것을 수사하게 되면서 과거의 잊고 싶은 기억을 떠올릴 수 밖에 없게 된다. 치정과 동성애와 관련이 있을 듯 하던 살인사건은 피해자들의 과거 군대시절로 거슬러 올라가면서 주인공의 기억 속 인물과의 관련이 드러나고, 수사를 하면서 점점 혼란 속에 미쳐가게 된다. 그제서야 조금씩 밝혀지는 과거의 진실들과 현재의 놀라운 진실들, 그리고 어떤 선택을 통하여 영화는 사회의 통념이 가지는 잔인함을 묘사하려는 듯 했지만, 마지막 사족 장면에 의해서 이 영화 전부가 멍청한 우연의 소산에 불과하다는 것을 스스로 실토한다. 범인을 밝혀가는 스릴러적 수사물을 지향하기 위해서 사건을 비틀고 범인을 숨기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범인에 끌려만 다니고, 수사는 커녕, 내부 단속조차 못하는 경찰들의 허접한 묘사는 이제 지겹다. 그렇다고 관객으로 하여금 추리하는 재미를 느끼게 하지도 않으며 다만 영화 혼자서 자위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이 전부였다. 무엇보다 이 영화에서 제대로 된 인물이 단 하나도 없다는 것이 문제이다. 결국 절묘한 위장이나 극적인 장치를 통한 반전이 아닌 관객기만을 통하여 스릴러적 구성을 완성시킬 수 밖에 없는 것이 그 이유이다.

       다만 트랜스와 동성애의 소재를 통한 정체성의 문제를 스릴러에 접목 시키려는 시도는 좋았지만, 그것이 본질적인 범죄와는 큰 상관이 없으며, 바람에 날리는 낙엽에 불과하다는 것이 문제인 것 같다. 결국 복수도 아니고, 우연한 사건의 관련성을 계기로 미쳐가는 이의 광기를 본 것에 불과하지 않는가? 그렇지 않으려고 했으면 마지막에 범인을 밝히지 않았어야만 했다. 그랬다면 최소한 그들의 사랑에 박수라도 쳤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투덜거리긴 했지만 그럭저럭 시간은 죽일만한 영화라고 할 수 있을 듯. 하지만 주연 배우들의 연기와 일부 조연들의 오버액션은 심히 거슬린다. 그리고 서두에 말했듯 영상에서 느끼는 것은 후까시 밖에는…

       양윤호를 기억하는 것은 아마도 박신양 주연의 “유리”때문이지만, 이번에도 역시 이야기를 제대로 풀어내지 못하고 있다. “죽음의 한 연구”라는 한국 문학사의 걸작을 망쳐놓은 것은 차치하고 시도 자체를 대단하게 여겼었는데, 그것이 만용에 불과 했었다는 생각을 이제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그러니 이런 나의 짧은 생각을 비웃듯 하나 터뜨려 주기를 여전히 바라는 마음도 한 구석에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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