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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격자 The Chaser 2008
    Cinema/Korea 2008. 6. 15.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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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간만에 아주 재미있게 본 한국 오락영화. 이 영화가 엄청난 흥행을 할 때 제2의 살인의 추억 어쩌구 하는 말이 있었지만 그 말을 믿지 않았었다. 아니 믿지 않았다기 보다는 솔직히 살인의 추억이란 영화를 대단하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기에 빌 생각이 없었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난 봉준호의 작품 중 플란더스의 개를 가장 좋아하고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한다(물론 그렇다고 살인의 추억이 괜찮은 영화가 아니란 말은 아니다.) 서두에 결론 부터 밝혔듯이 분명히 재미있는 작품임에는 분명하다. 그러나 살인의 추억에서 느낄 수 있었던 어떤 아스라함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가슴 저림까지는 느껴지지가 않았다.  굳이 이런 의미없는 말을 끄적이는 것은 추격자라는 영화는 분명히 훌륭한 오락영화라는 말을 강조하기 위해서이다.  이전에 읽었던 다른 이들의 감상이나 기사들에서 묘사되듯 완벽하고 치밀한 설정과 전개라는 말까지는 인정하지 못하겠지만 분명히 근래 보기 드문 탁월한 작품이 아닌 가 싶다.

    추격자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영화를 보기 전에 기대했던 하정우라는 나의 선호배우 중의 한명이 아니라 극중 엄중호라는 캐릭터와 그 역을 완벽하게 끌어내고 있는 김윤석이란 배우의 존재였다.

    출장안마소를 운영하던 전직비리형사 엄중호는 요즘 사는 것이 피곤하기만 하다. 데리고 있던 여자들은 자꾸 사라지기만 하고 풀리는 일은 하나도 제다로 없다. 도망간 여자들을 찾아 다니던 중 망원동 골목에서 사라진 여자의 차를 발견하고 누군가 여자들을 빼돌렸다 생각하고 조사하던 중 4885로 끝나는 번호와 연관이 있음을 알게 된다. 4885를 만나러 간 미진을 통하여 놈을 쫓기 시작하는데....

    이 영화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은 두 개의 주요 캐릭터가 가지는 각각의 이중성과 그 변화를 지켜볼 수 있기 때문이며 대략 무난한 전개를 통하여 커다란 거부감 없이 영상의 흐름을 즐겁게 지켜불 수 있게 하는 그 구성과 연출 또한 다른 요소라고 생각되어진다.

    엄충호란 캐릭터는 분명히 나쁜 캐력터이다. 그리고 당연히 지영민은 악역이다. 또 거기에는 어떤 동정심도 비추어 주지를 않는다.

    단지 지영민이라는  캐릭터가 취하는 행동들을 통하여 현대적 인간의 광기를 표출해내고 있으며 더하여 그를 대하는 경찰들의 모습들을 통하여 진실을 오도하고 오해하는 시스템적 몰이해를 목격할 수 있게 한다. 지영민이 자백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그를 풀어줄 수 밖에 없는 무능함과 진실을 구분할 수 없는 세태를 상징하고 있는 것 아닐까. 지영민이 순수한 악과 이기적인 인간의 이중성을 상징한다면 엄중호는 자그마한 희망이 아닐까? 나쁜놈이지만 진실을 깨닫고 무엇이 중요한지를 깨닫고 변화해 가는 모습을 통하여 관객들은 미진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는 해피엔딩을 기대하게까지 만들어 주는 것이다.

    여기에서 이 영화가 가지는 차별성과 냉정함을 볼 수 있다. 미진의 탈주와 중호의 주격에서 희망을 가지지만 영민이 풀려나고 미진과 영민이 다시 조우하고 일어나는 비극에서 세상은 참 지랄 맞다는 것을 조롱하고 있는 것이다. 일시적인 선 나부랭이는 암울한 세상을 구원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너무나 현실처럼 느껴져 아픔을 느끼게끔 하고 있다.

    아이는 엄마를 읾었고, 경찰의 무능과 위선은 무능한 행정주의와 면피성 절차들을 드러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사건을 통하여 오히려 은폐되고 있다. 중호가 가졌던 새로운 선의와 어떤 희망은 결코 보상받지 못하고 마는 것이다.

    중호와 영민은 암울한 이시대의 광기속에서 살아가는 이중적 현대인의 다크사이드를 두루두루 포괄하고 있으며 둘 사이의 쌈박질은 말 그대로 진흙탐 속의 개싸움에 불과하다. 그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자화상처럼 느껴지는 것이 영화를 재미있게 본 후 이 글을 적으면서 떠오르는 생각들이다.

    중호, 영민, 미진과 미진의 딸은 바로 우리의 암울한 자화상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주절거리며 끄적거려 보지만 이런 것은 부차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일 것이다.

    어쨌던 영화는 크게는 무리가 없는 설정과 매끄러운 전개를 통하여 무엇보다 적절한 균형을 유지한 채 확실한 캐릭터와 오락적 요소를 구축해나가고 있다. 물룬 거기에는 무엇보다 김윤석, 하정우라는 두 배우의 연기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것을 조합해내고 구성해낸 나홍진 감독의 감각있는 연출력이 마음이 드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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