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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스턴스 ディスタンス: Distance 2001
    Cinema/Japan 2007. 9. 5.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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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irector
      是枝裕和고레에다 히로카즈
    Cast
      카이 미노루実: 寺島進테라지마 스스무
      마사루勝: 伊勢谷友介이세야 유스케
      키요카きよか: 夏川結衣나츠카와 유이
      아츠시敦: Arata
      사카타坂田; 浅野忠信아사노 타다노부

    사이비 종교단체가 유전자 조작바이러스를 동경의 상수원에 살포하여 128명이 사망하고 8,000명이 중독된 Ark of Truth 사건이 일어난지 3년, 범행을 저지른 주범들은 집단자살하고 종교단체는 강제해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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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살한 범행자들의 가족들인 카이, 마사루, 키요카, 아츠시는 매년 산정의 호수로 그들을 추도하는데 올해는 돌아가는 길에 자동차를 도둑 맞는다. 네 명의 일행은 어이없는 상황에서 역시 오토바이를 잃어버린 사카다라는 이전의 신도를 만나, 범인들이자 자신의 가족들이 살았던 산장에서 하룻밤을 묵고 도쿄로 돌아오는 이야기

    진리교 사건을 반영하는 듯한 사이비 종교집단의 행태를 다룬다면 보통 피해자 입장이나, 신도의 입장 또는 그들을 조사하는 입장에서 다루게 마련이지만 'Distance'는 가해자인 신도들의 가족을 다루고 있다. 이들은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의 일원으로도 인식될 수 있는 묘한 입장에서의 접근이 색다르다고 느껴진다.

    어쩔 수 없이 폐쇄된 산장에서 하루를 묵게 되는 그들의 모습과 과거에 겪었던 가족들을 회상하는 식으로 영화는 전개되어진다.

    영화는 리얼하다 . 인공적 조명의 자제로 인한 어두운 화면, 사람의 시선으로 바라 보는 듯한 구도, 적당한 카메라의 흔들림을 통하여 과거의 상처를 가진 곳에 모인 이들의 모습을 담담하게 묘사한다.

    광신에 물들어 오직 그것만이 진리라 믿고 모든 것을 가볍게 포기해버리는 무식한 맹신의 모습과 그것을 허탈하게 바라 볼 수 밖에 없는 가족들... 그들은 각자의 이유로 사이비에 빠져들게 되는데 보이는 것과의 차이와 관계 없이 일관되는 것이 있다면 소통의 부재를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은 소통을 거부당했다 여기고, 소통할 수 없다 여겨서 나름대로의 돌파구를 찾은 것이다. 그 돌파구가 사이비 종교의 맹신이라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것이겠지만. 현실과의 소통이 불가능 해진 이들이 마음의 안정을 찾게 해준다는 점에서는 분명히 종교의 종류에 관계없이 긍정적인 효과임은 분명하다. 여기에서 그친다면 누구도 사이비라 비난치 못할 것이다. 그러나 마음의 안정을 찾은 이들은 모든 사람들이 자신처럼 불행에 빠져 있다고 착각한다. 그리고 주입받은 사명감에 불타오르기 시작한다. 스스로가 느끼는 행복감을 남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강력한 욕망을 가지게 되지만 이미 그들이 교류할 수 있는 소통의 교집합은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그들은 패배자일 뿐인고 병신일 뿐으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들이 행할 수 있는 선택은 극단일 수 밖에 없게 된다.
    이전에 '밀양'의 감상을 적으면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원래 종교의 전도와 포교는 가진자를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 그들의 믿음이 파고들 수 있는 대상을 엄격하게 선정한다. 가지지 못한자, 병든자, 외로운 자, 세상의 패배자들을 그 대상으로 한다. 그럼 종교단체에 있는 부자들은 뭐냐고 물을 수도 있겠지만, 그들 또한 무언가를 상실한 자들이다. 외형적 빈부에 기초한 것이 아니라 그들은 마음속에 깊은 병을 가지고 있어, 소통과 관계에 있어 소외된 자들이라 생각한다. 종교는 그 행태와 특성에 있어 바이러스와 다를 바 없다. 물론 이러한 생각이 일방적인 어떤 편견을 가지고 글을 전개하기 위해서 약간 과장하는 면이 있긴 하지만.. 나는 그러리라고 믿으니 어쩔 수 없다.

    또 영화 자체와 관계없는 잡소리가 길어졌는데, 이 영화의 내용은 죽은자들을 추모하는 살아남은 자들의 회상과 일상적 모습을 다루고 있다. 이들은 엄청난 비극을 자행한 범죄자들의 가족으로써 사회적으로 당당하지 못해 그들이 겪은 고통을 드러낼 수 없다. 결코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지 않을 사람들을 추모하는 것을 전혀 이해할 수 없음에도 영화가 묘사하는 소통의 부재에서 느껴지는 괴리와 거리는 확실히 느낄 수 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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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스턴스는 종교에 관한 영화도 아니고, 옴 진리교의 비극을 부각하는 영화도 아니라 느끼지만 소재가 소재니 만치 역시나 그 문제에서 자유로울수 없다. 아내와 함께 찾아온 사이비 신도가 묻는 말
    ' 당신의 현실은 가짜가 아닐까요?'
    이 얼마나 무섭고도 섬찟한 말인가. 존재의 가치와 실존의 문제에 대해 이렇게 묻는다면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당연히 소통이 안될 것이다. 종교에 귀의한 이후 믿음을 가지고 삶의 가치와 목표를 찾았다고 착각하는 이들의 잣대를 일반인에게 마음대로 들이대는 폐단을 너무도 생생히 보여준다. 종교를 떠나서 이야기 하더라도 마찬가지 아닐까? 서로의 말을 들으려고 하지는 않으면서 자신의 말만 전달하려고 한다면 분명히 어떤 사단이 생기게 마련이다. 말다툼이 시작될 것이고, 서로의 논리상 헛점을 꼬투리 잡게 될 것이며, 심지어는 말대신 더 좋은 주먹을 교환하게도 된다.

    영화에서 느껴지는 소통의 부재는 상대방에게서 느끼는 거리감에서 비롯된다. 나와 상대방까지의 거리가 우리들의 존재를 규정하고 가치를 유지하게 하는 것이다. 인간은 원래 온전히 홀로 존재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인 이라는 한자를 보면 두개의 선이 서로 기대고 있고 간 은 사이를 의미한다. 서로가 의지하는 간격이 멀어지면 실존은 부재하며 인간으로써의 가치는 상실될 수 밖에 없을런지도

    그들이 기억하는 과거와 현실 사이의 간극은 그들을 존재케 하기도 하지만 좁힐 수 없는 거리감속에서 인간은 점점 메말라 갈 수 밖에 없는 듯하다. 과거를 기억하고 추모하면서 현재의 자신을 유지하려고 하는걸까? 알 수 없다. 아주 단순한 내용임에도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 영화. 극중 인물들은 어쩔 수 없는 현실 속에 다만 서 있을 뿐이다. 그들이 추도하는 것은 과거의 인물들이 아니라 자신의 존재를 스스로에게 각인시키기 위한 의식으로써 행해진다. 아무도 그들의 존재를 의심하지도 않고, 부정하지 않는 현실에 묻혀가는 스스로의 모습에 안주하면서도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실존의 고통을 겪는 것일까? 역시 알 수가 없다.

    다만 아츠시라는 존재를 생각해본다면,
    아츠시는 누구지? 라는 의문이 들 수 밖에 없다. 내용상 신도의 동생도 아닌 듯 하고, 죽은 환자의 아들 또한 아니다. 단지 꽃가게 청년이며 과거의 그들을 추모하는 1인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는 들국화와 백합으로 그들을 추도하지만 그의 존재는 거짓이다. 사진조작을 통하여 거짓을 꾸밀수는 있겠지만 그의 존재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이 점점 드러나게 된다. 그가 나무 다리를 불태우면서 떠나는 장면은 소통과 교류에 의한 존재의 가치 또한 덧 없을지도 모른다는 무서움을 남긴다. 그래서 아츠시는 소통과 관계를 거짓으로 유지하고 있는 아무것도 아닌 '것' 에 불과하게 된다. 그 '것'은 소통하지 않는 관계사이의 거리감이며 존재와 부재의 사이에 자리한 우리가 인식치 못하는 '거리'일수도 있겠다.

    아무도 모른다의 고레에다 히로카즈로 기억하면서 본 그의 네번째 작품이지만 느낌은 또 많이 다르다. 하나하나 (花よりもなほ: More Than Flower, 2006) 와 원더풀 라이프 (After Life, ワンダフルライフ: Wonderful Life, 1998) 와는 또 다른 느낌의 실존에 관한 고찰의 영화이다. ...아무도 모른다는 아직 감상을 적지 못하고 있다... 다시 그 아픔을 느끼고 감상을 적는다는 것이 쉽지 않기에... 이 영화가 아무도 모른다보다 훌륭한 작품이라고 생각지는 않지만



    당신은 어떻게 존재하고 있는가?
    라는 물음을 가질 수 밖에 없게 하는 영화이다.

    Reference


    아무도 모른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야기라 유야 외 출연/스펙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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