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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남의 광장 Underground Rendez Vous 2007
    Cinema/Korea 2007. 10. 15.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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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2의 동막골을 계획하고 만든듯 한 가벼운 비판적 의식이 가득한 코믹 판타지. 아무 생각 없이 즐기기에는 소재의 무게가 무거운데 반하여 구성과 전개는 어이없을 정도로 가십 위주의 과장된 에피소드와 극도로 희화화된 캐릭터들이 영화의 즐거움과 흥미를 반감시키고 있다. 그러나 기빌한 상상력에 기반한 과거사에 있어서의 얼룩진 잔재들을 되짚어 보는 것만으로도 일정의 재미는 보장을 하고 있다


    남북의 분단과 625를 다루는 영화들로는 웰컴 투 동막골과 국경의 남쪽등을 근래의 작품에서 떠올릴 수 있는데 이러한 영화들에서 항상 아쉽게 느끼는 것은 비록 코미디라고 할지라도 소재와 주제에 대한 너무 가벼운 접근과 과장된 희화화로 인하여 나 자신이 공감하지 못한다는 점들이었다. 그리고 이 영화 '만남의 광장'역시 비슷한 느낌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만남의 광장
    Director
      김종진
    Cast
      공영탄: 임창정
      선미: 박진희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일단 희극장르이니 가능할까 있을법한 이야기인가 하는 설정상의 의문은 접어두고 생각해보기로 했다. 먼저 내가 즐겁게 생각했던 것은 약간은 무리한 설정상의 주인공인 임창정이 소화해낸 '영탄'이란 캐릭터를 보고 느끼게 된 이중적인 느낌들이다. 분명히 '영탄'의 상황 즉, 낙도에서 부모의 기대를 안고 선생님이 되기 위해 서울로 올라온다는 것은 우리나라 부모님들이 가지는 자식들에 대한 깊은 기대의 일반화되고 전형화된 변하지 않는 모습이다. 이러한 기대를 업은 순수 청년 영탄은 서울역에 도착하자 말자 날치기를 당하게 되고 순진한 마음에 당시의 살벌했던 사회상황 속에 최선의 선택이라 생각하며 삼청교육대로 몰래 자원해서 입교하여 선생이 되고싶다는 소망을 실현하려는 가당찮음이었다. 이러한 설정은 분명히 기발한 것이며 아주 재미있는 전개를 가능케 할 것이라 기대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약간의 불만을 이야기 하자면 영탄의 캐릭터가 이후 너무 황당하게 나대는 전개가 어이가 없어지면서 영화의 흥미또한 많이 떨어지게 하는 요소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뭐 자세한 상황을 설명하진 않겠지만 골빈 놈이 천지도 모른 채 상황판단 못하고 뻘짓거리하는 걸로 밖에는 보이지않았기 때문이다.

    삼청교육대로 끌려간 영탄이 우연히 탈영(?)을 하고 청솔리라는 마을의 새로운 선생으로 오인받게 되면서 영화는 본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시작한다. 청솔리란 곳은 영화의 시작에 휴전선이 그어지면서 어처구니 없이 남북으로 분단된 마을의 남쪽이다.(어떻게 마을이 가능한지는 모르겠지만)... 원래 오기로 했던 선생(류승범)은 영탄으로 인해 길을 잃은 채 지뢰를 밟아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가 되고...

    어쨋던 영탄은 마을에서 '선미'라는 이장의 처제에게 반하게 되면서 마을의 미씸쩍은 상황에 대해서는 눈치를 재지 못한채 황당한 오해로 인하여 마을을 들쑤시게 된다.(아무리 생각없는 놈이라지만 이렇게 무신경한 놈이란 설정은 받아들이는데 쉽지가 않았다)....

    그러면서 드러나는 사실은 분단 된 이후 남북으로 갈라진 한 마을의 사람들이 서로를 그리워 하며 땅굴을 파다가 만나게 되고 누구도 모르게 소통을 하고 있다는 진실. 마을사람들은 자신들의 비밀을 지키기 위하여 모두를 속이고 너무도 쉽게 다른 사람을 희생시키는 극도의 이기심을 발휘하고 있는 상황... 흥미로운 설정이지만 공감을 얻지 못할...이다. 분단된 상황 속에서 이렇게 서로를 그리워하면서도 체제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을 이해는 하지만 너무나 억지란 생각이 든다. 차라리 확실히 코미디로 간다면 이러한 상황 자체를 코믹스럽게 즐겁게 할수도 있었었지 않을까? 남의 희생을 당연시 하는 그들의 사정위에 존재하는 과장된 코미디의 전개는 저질개그에 가깝게 느껴졌었다. 이 또한 엄청난 은유적 비판이라고 오해하거나 이해할 수 있는 부분도 존재하기는 한다.

    상황은 흐르고 흘러 북쪽의 선미와 남쪽의 영탄은 결혼을 하기로 하는데 남쪽 군대와 북쪽에서의 사정이 겹치면서 동굴속 잔치판은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 데. 해결방법은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간단한 전가족의 귀순이라는.... 게다가 선미와 영탄은 북에 남게 되는 상황으로 맺음하게 된다. 또 다른 이산가족의 생성이다. 그리고 이후의 해결 또한 '이승복'의 공산당이 싫어요란 말에 대한 진실의 의문처럼 뻔뻔한 남한으로의 귀순을 보여주는 모습은 이해하기에 따라 마찬가지로 극도의 비판으로 인식할 수도 있겠다. 물론 나야 그렇게까지 오버하고 느끼고 싶지는 않았기에 그냥 넘어간다.

    이리하여 모든 사실은 은폐되고 축소과장 되는 과정을 거쳐 온 마을 사람들은 영탄의 고향인 오지의 낙도로 이주를 하게 되고, 마을 사람들은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 만족을 해야만 한다. 그리고 북에서 고깃배를 타고 귀순하는 영탄과 선미의 모습등등을 영화의 결말을 요약하는 신문기사들은 언론이 말하는 것을 어떻게 판단해야 할 것인가라는 데 대한 생각, 경험하지 못한 것에 대한 전달의 이해는 순수하지만은 않다는 것. 진실이 아닐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영화는 이렇게 625, 공산당이 싫어요, 삼청교육대, 분단, 이산가족, 엉터리 출세지향적 군부등등의 상황을 나열하면서 과장된 웃음거리 또는 비꼼의 대상으로 만들어버리고 있다. 비극의 희화화는 당연히 가능하긴 하지만 분단상황은 결코 희극이 될 수 없다 생각하기에, 이후의 이승복, 삼청교육대, 희화화된 북한장교, 남한 군부등의 억지 캐릭터들과 조화를 이루지 못한 것이 영화를 산만하게 만들어버린다고 생각한다.

    앞서 말했듯이 기발한 상상력에는 박수를 보내지만 그 억지적 전개에 따른 웃음의 강요는 즐겁지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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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창정은 그의 특기라고 할 수 있는 오버연기를 잘했지만 억지적 캐릭터를 한번 더 과장해버린 것이 불편하게 느껴지는 외에는 무리가 없었던 괜찮은 연기였으며(물론 개인적으론 굉장히 재수 없는 캐릭터라 생각하긴 하지만) 다른 배우들도 대체로 안정적인 느낌의 연기를 하고 있다. 물론 캐릭터들은 그렇게 마음에 들지가 않는다는 것을 별도로 한다면 말이다. 그러나 역시 광채를 숨길수가 없는 존재는 있기 마련이라 이 영화에서 가장 불쌍한 캐릭터인 '류승범'은 뻔한 인물설정임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연기로 확실한 즐거움을 주고 있다. 영화 끝나고도 그 표정이 떠올라서 재미있어 했다.

    어쨋던 이 영화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삼청교육대 중퇴의 오지마을 선생이라는 설정과 류승범이라는 존재라고 생각하며, 아주 아쉽게 느끼는 것은 기발한 상상력에 따르지 못하는 짜임새가 아닐까 여겨진다. 훨씬 더 재미있을 가능성이 높았던 영화. 뭐 이정도면 일련의 천박했었던 어떤 한국영화들에 비하면 아주 즐거운 코미디이다. 그렇다고 대단한 수작이거나 훌륭한 작품이란 말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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