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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벨의 도서관 -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La biblioteca de Babel - Jorge Luis Borges 1941
    Book 2007. 11. 2.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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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this art you may contemplate the variations of 23 letters...

    - The Anatomy of Melancholy[각주:1], part 2, sect. II, mem. IV

    한정된 것으로 무한한 변용을 이해하는 방법을 설명하는 듯한 위의 문장으로 바벨의 도서관이라는 짧은 소설은 시작한다.

    바벨의 도서관(스페인어: La bibliotica de Babel)은 아르헨티나의 Jorge Luis Borges(1899-1986)의 단편으로, 특정한 문자체계로 작성되어진 410쪽의 도서로 구성되어진 광대한 도서관 형태의 우주를 표현하고 있다. 바벨의 도서관은 보르헤스의 가장 유명한 작품 중 하나라고 한다. wiki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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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벨의 도서관, 바벨하면 떠오른 것은 아무래도 바벨탑일 것이다. 기독교의 성경을 통해 내가 단편적으로 알고 있는 사실은 인간의 신에 대한 도전과 탐욕을 상징하고 그래서 인간의 말이 서로 달라지게 한 원인이 되었다는 정도이다. [Babel: 아시리아語로 Bab-ili는 神의 門을 뜻하며, Babylon이란 지명도 여기서 유래한다. 히브리語 Babel은 <혼란>이란 뜻이다. wikipedia] 또 그것은 단어의 유래와 뜻에 비추어 봐도 크게 잘못된 것으로 생각되지 않는다. 신의 문에 이르기 위한 인간들의 허황된 욕망과 그에 대한 징벌 그리고 혼란으로 이어지는...

    보르헤스가 말하는 바벨은 도서관의 형태를 취하고 있는 무한한 우주이다. 사람들은 도서관의 육각형 방에서 태어나고 그 육각형의 방을 구성하고 있는 것은 특정한 문자로 구성되어진 규격화된 책들이다. 사람들은 방과 방을 떠돌며 책을 읽고 분류하며 이 무한의 공간에 얽혀 있는 신비와 의문을 밝히려고 한다. 그러나 정확하게 드러난 것은 없으며 무수한 확증되지 않은 소문과 추측만이 떠돌고 있을 뿐이다.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완전한 책, 이 세계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책을 설명할 수  있는 책, 또는 동서 고금의 모든 것을 설명하며 미래세계의 엄청난 비밀을 담고 있는 해명과 운명의 책. 그러한 책을 찾기 위한 이들의 어찌보면 허황되고 부질없는 노력들, 그리고 절망하고 사라지는... 책의 내용에서도 언급이 되지만 이러한 책들이 모여 있는 원형의 공간, 거대한 한권의 책을 둘러 싸고 있는 방. 그것을 신이라고 묘사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이 역시 실체를 알수 없기는 마찬가지이다. 단지 예언서 몇권이 그 것의 실재를 짐작케 할뿐인 공간.

    작품을 읽으면서도 번역서의 문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여, 원서를 찾아보았지만 스페인어라 어쩔수가 없었으며, 영역 역시 읽어 보았지만 올바른 이해를 하기에는 스스로의 부족함을 느낄뿐이었다.

    기억나는 것들인 위에서 언급한 간단한 것들과 더불어 각주로 나오는 다음의 문장이었다.

    I repeat: it suffices that a book be possible for it to exist. Only the impossible is excluded. For example: no book can be a ladder, although no doubt there are books which discuss and negate and demonstrate this possibility and others whose structure corresponds to that of a ladder.

    거듭 말하건대, 어떤 책이 존재하려면 그 책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불가능한 것만 아니면 된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어떤 책도 책이면서 동시에 계단일수는 없다. 그렇지만 책이면서 계단인 그런 책의 가능성에 대해서 논의하고 부정하고, 증명하는 책들은 분명히 존재하며, 계단의 구조와 동일한 구조를 가진 책들도 분명히 존재한다.


    무한한 크기의 도서관을 구성하고 있는 육각형의 책장으로 이루어진 방에서 생활하는 이. 태산을 구성하는 티끌처럼 사소한 존재들이 스스로를 설명하고 이해하기 위한 몸부림으로 이해한다면. 인간은 스스로를 설명할 수가 없다. 지구와 우주가 어떻게 생성되었음을 짐작할 뿐이고 추측할 뿐이다. 그러나 여전히 왜라는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 이는 없다. 그래서 그것을 설명하기 위해서 인간은 신이라는 적당히 이용할 만한 존재를 만들어 내고 그것에 오히려 얽매여 있기도 하다. 물론 이러한 것들은 스스로의 존재에 가치를 부여하기 위한 인간들의 발버둥이라 개인적으로 생각하지만 그 영향력과 장단점에 놀아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각설하고, 이 짧은 단편조차 이해를 하기가 너무나 힘들다. 이해는 커녕, 단어의 의미조차 주석을 찾고 사전을 찾아야만 했다. 어쨌던 느낀 점을 적고 마무리를 짓는다면. 이 책은 존재에 대한 의문과 무한과 유한의 혼란 속에서 부유하는 인간들을 묘사하고 있다고 느껴진다. 해답은 없다. 단지 무한과 유한이라는 각각의 함정에 빠지지 말라는 것이다. 이 양극단에 있는 말은 서로를 보완하며 존재하는 것이라는 의미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무한을 믿고 유한 속에 살아가는 존재들의 작은 희망을 보르헤스는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묘사하고 있는 듯하다.

    I have just written the word ”infinite”.  I have not interpolated this adjective out of rhetorical habit; I say that it is not illogical to think that the world is infinite. Those who judge it to be limited postulate that in remote places the corridors and stairways and hexagons can conceivably come to an end -- which is absurd. Those who imagine it to be without limit forget that the possible number of books does have such a limit. I venture to suggest this solution to the ancient problem: The Library is unlimited and cyclical. If an eternal traveler were to cross it in any direction, after centuries he would see that the same volumes were repeated in the same disorder (which, thus repeated, would be an order: the Order). My solitude is gladdened by this elegant hope.

    나는 방금 “무한” 하다고 적었다. 내가 이러한 형용사를 굳이 삽입한 것은 단순한 미사여구로 사용한 것이 아니다: 이 세상이 무한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말도 안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아득히 먼 곳에서 보면 복도와 계단과 육각형의 방들의 끝이 보일 것이라고 말하지만 이것은 말도 안 된다. 그리고 세계가 무한하다고 믿는 사람들은 가능한 책의 숫자가 한정되어 있음을 망각하고 있다. 이러한 오래된 문제에 대하여, 나는 감히 다음과 같은 해결을 제시하는 바이다. 도서관은 무한하며, 주기적으로 순환하고 있다는 것이다. 만약 영원한 여행자가 있어 세계를 어느 방향으로든 가로질러 돌아다닌다면, 수세기 후 그는 똑 같은 무질서 속에서 똑 같은 책이 반복되어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이러한 반복이 일종의 질서이며, 또 <질서> 그 자체이다.) 내 고독은 이와 같은 멋진 희망을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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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한을 이해하기 위한 유한의 방식은 Memento Mori[각주:2]라는 말에서 드러나는 유한함을 되새기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보르헤스의 작품 중 겨우 단편하나를 읽고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틈 날때 한편씩 읽다보면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마음으로 찬찬히 잀어볼 생각이다

    • 그리고 이글은 어디까지나 책을 읽고 적는 독후감에도 미치지 않는 단순한 느낌일 뿐이라 오독과 왜곡에 의한 잘못된 이해에 불과하기도 하다.
    Reference
    1. The Anatomy of Melancholy: 1621. Robert Burton. 3부로 구성된 저술. 1부에서는 우울증에 대해서 다루고 있으며 2부에서는 그 치료법을, 3부에서는 사람의 우울증과 종교적 우울증을 다루고 있다고 한다. 의학서적의 형식을 띄고 있지만 당대의 광범위한 논의를 포함하고 있는 책이라고 한다. [본문으로]
    2. 2007/10/27 - [LifeHack] - 카르페 디엠 Carpe Diem
      2007/03/02 - [Misc] - 2006-05-03 Steve Jobs: Build Your Dreams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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