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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남호녀 好男好女 Good men, good women 1995
    Cinema/China 2007. 3. 8.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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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8-23




    아칭이라는 여자배우의 삶과 그녀의 극중 배역인 챵비유의 일생을 교차하면서 대만의 역사를 그리고 있는 것 같다. 솔직히 말하면 후샤오시엔의 영화는 호흡이 너무 길다. 인내심 약한 내가 보기엔 조금 힘듦을 느꼈었다. 그러나 세번쯤 보고나서야 호흡이 길다고 느끼진 않는다. 이제 조금 이해가 간다고나 할까. 물론 허접하나마 영문자막을 한글로 바꾸면서 그 의미를 조금 더 알게 되었다는게 정확하리라.

    이 영화는 아칭의 죽은 애인에 대한 그리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현재와
    흑백으로 묘사되어지는 치앙비유, 청하오뚱 부부의 일대기의 과거가 절묘하게 교차되고 있다.

    영화 속 영화의 제목인 "호남호녀"는 이 영화의 제목이기도 하다. 어느 정도 차별적이고 구분될 수도 있는 영화 구조이긴 한데 두개의 호남호녀는 마치 한 인물의 현재와 과거를 보는 듯 했다. 치양비유는 실존인물이긴 하지만 아칭이 연기하는 배역으로서, 또 다른 주인공으로 나타나지만 그 두 개의 캐릭터는 결국 하나를 보는 것 같았다. 이렇게 두개의 이야기는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현재와 과거의 대만을 묘사하면서 대만인으로서 살아간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아칭의 삶과 교차되어지는 영화속 치앙비유는 몇가지 유사성과 나레이션으로 묘사되어지는 아칭의 또 다른 일기를 통하여 아칭이 보는 챵비유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다른 캐릭터임을 몇번이고 알려주지만, 여전히 아칭과 치앙비유를 같은 인물로서 인식하게끔 혼란을 주는 것 같다. 바로 그것이 감독이 원하는 것이 아닐까? 결국은 두개의 다른 모습으로 전체의 하나를 묘사하는 것 같이 느꼈다(하나 그리고 둘에서의 뒷모습이 떠올랐다)

    아칭은 아웨이를 진심으로 사랑했지만, 그는 죽고 추억과 혼란 속에 자신이 부르는 노래처럼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다. 그것이 바로 감독이 느끼는 대만의 현재모습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본다. 거기에 교차되어지는 챵비유의 삶은 과거의 슬픔을 그리고 있는 것 같다. 챵비유는 사회주의자라고 느껴지기 보다는 단순히 사랑하는 사람을 따라서 본토에 따라간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녀는 반군활동을 한 것이라기 보다는 사랑을 한 것이라 느껴진다.

    대만도 우리나라 못지 않게 복잡한 곳인 것 같다.. 일찌기는 일본 식민지, 미 군정, 본토와의 이데올로기 갈등에 따른 중국과의 반목 그리고 반공투쟁의 최전선으로 어쩔 수 없이 기능하게 되어버리는 모든 복합적이고 누적된 상황들은 대만의 정체성 확립을 더욱 힘들게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서 나오는 228사건이 뭔지는 정확하게 모르겠다. 어떤 저항운동으로 일어난 사건을 의미하는 것 같다.

    영화에서 보면 본토인과 대만인의 충돌로 보여지는 상황에 진실은 다른 것이다라고 나온다.
    그것을 둘러싼 대만의 국민당정권에의 반대세력인 사회주의 세력은 너무 미약하기만 하다
    한국전의 발발로 야기되는 동서냉전의 격화의 한 중심이 되어버린 대만의 상황은
    그 어떤 선택의 여지가 없게 만들어버린다.
    그렇게 대만은 영원히 바껴버린 운명 속에 지금도 표류하고 있는 듯 보이지 않는가?
    영화에서 묘사되었듯이 뭔가를 해보려고 했지만 결국 반공의 최전선에 서게 되는 역사적 흐름 속에 그들의 선택없이 모든 것이 영원히 바껴버린 것이다. 내가 그렇게 느꼈다는 것이다. 사실여부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하여튼 중구난방으로 느낀 것들을 나열해보았다. 한 가지 더 부연하자면 호남호녀에서 보여주는 두개의 면, 하나의 모습은 후샤오시엔이 보는 중국이 아닐까 생각 해본다. 본토와 섬으로 분리 되어 있는 그들의 상황에서 결국은 하나이고 둘 다 그들의 모습이라는 것을 역사와 어떤 사건들로 인하여 인식치 못하는 현재를 과거에서 찾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뭐 그렇다는 거다. (에드워드 양의 "하나 그리고 둘"이 떠올랐다. 위에 약간 수정을 하였는데, 순간 하나 그리고 둘의 감독도 후샤오시엔이라고 생각해버리는 멍청함이 발휘 되었었다. ㅜㅜ. 왜 이런 착각을 했을까? ^^)

    아래는 영화를 보면서 맘에 들었던 몇 장면과 눈에 띈 장면들이다.

    처음에 TV에 나오는 영화를 한참 보여주는데 낯이 익길래 생각해보니 오즈의 "맥추"인 것 같다. 역시 오즈는 그의 지향점인가 보다.(나중에 친구에게 들어보니 맥추가 아니라 만춘이라고 하더라)

    아칭이 아통을 따라 간 곳에서 술에 취해 노래를 부르는 장면에서 갑자기 아웨이와 춤을 추는 장면으로 넘어가면서 아웨이는 총을 맞고 목숨을 잃게 된다. 여전히 아칭이 부르는 노래가 흐르는 가운데 말이다. 이러한 점프컷(?)은 사소하게 넘어갈수도 있겟지만, 술에 취한 아칭의 노래가 계속 흐르는 가운데 아웨이와 춤을 추고 그가 죽는 것을 본다는 것은 아칭의 혼란된 심리를 제대로 묘사한 것이고 그것이 타이완에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혼란을 비추는 것이 아닐까는 것을 그 컷에서 느꼈다. 물론 여기에 위에 잠깐 언급한 정치적, 지정학적, 역사적인 사건들과 이데올로기의 충돌로 인한 혼란이 기반한 것들이 녹아 있는 것은 당연하다. 맘에 드는 장면이다.

    아칭이 팩스로 온 자신의 일기와 말없이 걸려오는 전화에 퍼붓는 넋두리의 장면 또한 참 좋았다. 전화를 통해서 어느덧 정체불명의 상대방은 아웨이가 되어버린다. 제발 돌아와 달라고 사정을 하게 되는 장면에서의 묘사는 정말 대단하다. 일기와 전화에 대해 따져 묻던 아칭이 상대방을 아웨이로 인식하게 되는 것은 어이 할 수 없는 자신의 현재와 돌아갈 수 없는 과거에 대한 향수를 극단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오탕의 시신 앞에 지전을 불태우면서 읽혀지는 그의 편지는 담담하게 죽음을 맞는 심경을 토로하고 있다. 자신은 여기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었는지도 모르겠다면서. 그리고 소소한 가족들의 걱정과 아내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데 왠지 모를 뭉클 함을 느꼈다.

    그리고 처음과 끝의 시골의 길을 노래를 부르며 걸어가는 치앙비유 일행의 흑백화면은 너무도 잔잔하지만 앞으로 계속 나아가고 있다는 힘을 느끼게 해 준다.

    쳇 또 두서없이 글이 길어지기만 했는데 표현력이 딸리는 관계로 내가 느낀 것을 다 적지는 못한 것 같다.
    하나그리고둘을 볼 때는 잘 몰랐는데, 후샤오시엔이 이제서야 대단하구나 하고 느껴버렸다.
    솔직히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는 너무 지루해서 중간에 보다 말았고, 다음 날 그 장면 부터 해서 다시 보았다.
    그러다 자막확인 차 한 번 더 보게 되었는데, 아 그렇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세번째 보고 나서야 이제 조금 이해를 하게 된 듯한 느낌이 든다.
    솔직히 보기 힘들었지만 세번 보고서야 재미를 느끼게 된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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