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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센터 오브 더 월드The Center of The World 2001
    Cinema/U.S.A 2007. 8. 26.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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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독: Wayne Wang

    각본: Wayne Wang,
    Miranda July,
    Paul Auster

    Peter Sarsgaard ... Richard Longman
    Molly Parker ... Florence


    웨인 왕 Wayne Wang + 폴 오스터 Paul Auster = 스모크 Smoke.

    내가 기억하고 있는 스모크의 공식이다.


    스모크는 꽤 오래 전에 보았음에도 매일 가게 앞의 풍경을 찍어가는 잔잔하면서 강렬한 이미지로 내게 각인이 되어 있는 영화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스모크 이외의 웨인왕 작품은 잘 기억하지를 못한다. 폴 오스터 또한 저명한 저술가라는 정도만 알고 있을 뿐인 스모크의 각본가로 기억하고 있을 따름이다

    따라서 세상의 중심이라는 이 영화를 보게 된 이유의 전부는 스모크 때문이며 약간은 자극적인 소재에 대한 호기심이 일정부분 작용하기도 했다. 영화를 본 후의 단편적인 느낌은 모호하다는 것이다. 자극적이지도 일상적이지도 않은 모호한 느낌에 약간의 당혹스러움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물론 스모크의 기억에 의거한 잔잔한 감동을 기대하긴 했지만 지금의 나에겐 실망감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리차드는 IT 계에서 주목받는 사업가이며 개발자인데, 컴퓨터와 인터넷 속에만 빠진 채 집안에서만 생활하고 있는 상태. 엄청난 부를 축적하고 있지만 그가 하는 것이라곤 일과 컴퓨터 게임 그리고 포르노 탐닉에 불과하다. 그가 구축하고 있는 관계라고는 사업상 파트너, 만난지 오래 된 가족과의 기억이 전부인 상태..... 그러한 리차드가 플로렌스라는 스트리퍼와 계약을 맺고 라스베가스에서 삼일을 보내기로 한다....삼일간 같이 지내면서 육체적 관계는 금지되며 밤10시부터 2시까지의 개인쇼를 제공하는 댓가로 1만불을 지급하기로 한다.

    리차드는 플로렌스를 창녀로 취급하지 않고 자신이 구축해온 환상의 여인으로 취급한다. 정성을 다하며 마치 연인을 대하듯이.... 플로렌스는 리차드의 행동에 기쁘면서도 당혹스러울 수 밖에 없다. 리차드는 그녀에게 있어서 고객에 불과하기 때문이다....라스베가스의 3일동안 이들은 여러가지 경험을 하게 된다. 계약에 충실한 첫째날,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면서 혼란스러워 하는 둘째날, 혼란속에서 벌어지는 정사와 진실의 폭로 정도로 이해할 수 있는 마지막 날....

    리차드는 그가 캐릭터를 만들고 컨트롤하는 게임처럼 플로렌스를 취급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정성을 다하고 자신의 마음대로 키워나가는 게임속의 캐릭터와 플로렌스를 동일시 하면서 지금까지의 컴퓨터와 인터넷. 이진수의 무감정한 세계속에서만 존재하던 자신에게 감정을 부여하려고 하는 것 같다. 여기에서부터 이미 영화는 갈등을 내포하고 있다. 리차드가 플로렌스에게 기대한 것이 지금까지의 무미건조한 바이너리 세상에서 벗어나기 위한 시도라고 본다면, 그들이 맺은 계약은 그들 스스로를 이진수로 묶어버리고 규정하는 벗어나서는 안되는 또 다른 제약을 설정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할수도 있을 듯하다.

    두사람이 맺은 계약관계는 컴퓨터의 프로그래밍 처럼 약속되어진 코드를 기술하고 그에 따라 실행되는 것과 마찬가지인데 리차드는 그 부분에서 착각을 하게 된다. 규칙과 문법을 따르지 않는 코드는 실행이 되지 않는 법이다. 플로렌스의 경우는 계약관계와 감정사이에서 고민하지만 그녀는 자유로울 수가 없다. 그녀는 코드의 한 부분이며 돈이라는 매개가 존재하는 계약에 묶여 있기 때문이다.

    또한 플로렌스와 벌이는 연극과 플로렌스의 친구의 유혹등은 예상치 못한 버그인 것이다. 이러한 버그들이 주요실행코드인 리차드와 플로렌스가 오류를 일으키게 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들의 육체관계는 CPU에 과부하가 걸린 것 처럼 뜨겁지만 시스템의 다운을 수반할 수 밖에 없으며 가짜에 불과하게 되는 것이다. 플로렌스가 진짜를 보여준다는 자위장면에서 리차드는 깨닫게 되는 것 같다. 자신이 만들고 속해있다고 생각하는 세계의 중심에는 자신만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세상의 중심에 있는 것은 오로지 자신뿐이다. 같이 공존하는 듯 교류하는 듯 보이는 그 세계는 가면으로 위장되어진 세계에 적응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듯하다.

    리차드는 라스베가스에서 돌아온 후 플로렌스가 일하는 클럽으로 찾아간다. 이전에 플로렌스의 랩댄스를 바라보던 것처럼, 자신이 수용할 수 있는 세계만을 접하기로 하는 듯 하다. 그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의 실상이라고 말하는 걸까?

    매트릭스의 세계에 묶여 있는 인간의 미래를 굳이 상상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연결되어진 링크의 세계에서 단절을 경험하는 세계에 속에 살고 있다. SMS, IM, 화상채팅....등등 실생활보다 가상세계가 더욱 편하게 자유롭게 느껴지기도 하는 세상에서 우리는 어떤 욕구와 환상을 무의식적으로 꿈꾸게 되는 듯하다.

    영혼이, 감성이 결여된 소통으로 이루어진 관계는 발전도 퇴보도 없는 것 아닐까? 단지 혼자만이 발버둥치는 것에 불과한 것 같다. 직접적인 접촉을 통하여 감정을 교류하는 소통이 점점 힘들어지면서 인간들의 관계란 계약과 금전으로 구축되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경고를 담고 있는 건 아닐까 하고 생각해본다. 리차드와 플로렌스가 처음으로 돌아간 것 처럼 이 세계를 부정하고 싶지만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암울한 현실일런지도 모르겠다.

    나의 특기인 마구잡이 억지이해로 이루어진 감상을 적을수는 있지만 여전히 모호한 영화이다.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암울한 암시를 할 웨인왕이 아니라는 어떤 편견때문인듯 한테, 황당한 것은 내가 그런 편견을 가질 만큼 웨인왕과 폴 오스터를 모른다는것이 더 큰 문제인 것 같다[각주:1].

    남들이 이해하듯이 귀여운 여인에서 신데렐라와 백마탄 왕자를 제거해버린 현실적용판으로 받아들이는게 더 나을런지도 모르겠다. 스모크 이후의 웨인왕의 행보와 메시지로 봐서는 이쪽이 타당성이 있는 것도 같다는 생각이 들긴 한다. 그러나 이들이 사랑하고 있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기에 동의하고 싶지는 않다.

    • 성인영화라 조금 기대한 부분은 있지만 노출도 소프트하고 그리 야하지 않았다. 무삭제버전이 따로 있는건가. ^^
    • 극중 리차드가 하는 게임은 Quake III: Arena
    • 창녀와의 사랑이란 스토리라인에서 Pretty Woman과 Exotica와의 유사성이 제기되기도 한다. 물론 이 영화가 노출에 있어 더 적나라하다는 차이는 있다.

    1. 내가 본 웨인왕의 작품은 The Joy Luck Club, Smoke, Last Holiday가 있는데 스모크 만한 작품은 없는 듯하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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